유여려 (결혼여성이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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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다윗이 골리앗을 이긴 셈이다. 성서에도 나와 있듯이 다윗이 약할지라도 준비만 충분히 한다면 얼마든지 골리앗을 이길 수 있다. 한국팀의 승리를 보면서 다문화의 미래와 연결 짓는 것은 억지일까. 필자는 ‘다문화’가 지금은 미약하나 나중에는 창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올림픽 4강 신화를 쓴 것처럼 우리나라의 다문화가 금자탑을 쌓아 세계 속에 우뚝 서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홍명보 감독은 패기에 찬 젊은이들에게 꿈을 심어줬다. 그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으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국가도 마찬가지로 다문화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아이들은 꿈을 먹고 자란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일선학교 교사들과 얘기를 해보면 학교마다 다문화 전담교사를 두고 있지만 다문화가정 자녀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보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뒤처지지 않도록 하는 과정에서 꿈을 꺾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도 없지 않다.
홍 감독은 누구보다 ‘팀플레이’를 강조했다. 한국이 골결정력 부족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팀중심의 플레이가 빛났기 때문이다. 다문화도 이와 같이 ‘더불어 사는 다문화’가 돼야지, 불쌍한 사람 도와주는 식의 시혜적 태도는 되레 화를 자초할 수 있다. 자녀들에게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고 상호공존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홍 감독은 유럽파 선수들을 기용해 효과를 톡톡히 봤다. 다문화 자녀를 글로벌 리더로 양성하기 위해서는 아버지 나라뿐만 아니라 어머니 나라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중언어를 하고 두 나라의 장점을 체득한다면 훌륭한 리더로 자라날 수 있다. 오늘도 축구선수가 되겠다며 마당을 나서는 아들을 보며 빙그레 미소를 짓는다.
유여려 (결혼여성이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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