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원을 넘어 평화의 언덕으로’
‘해원을 넘어 평화의 언덕으로’
  • 김상홍
  • 승인 2012.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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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서 한국원폭희생자 67주기 추모제 열려
▲사진=6일 합천 원폭피해자 복지회관 위령각에서 ‘해원을 넘어 평화의 언덕으로’이라는 주제로 열린 ‘2012 원폭희생자 추모제’에서 합천평화씨알합창단이 조선인 원폭피해자 6만3000여 명의 넋을 위로하고 있다. 황선필기자feel@gnnews.co.kr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투하로 한국인의 희생을 추모하는 67주기 원폭희생자 추모제가 6일 오전 합천 원폭피해자 복지회관 내 위령각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하창환 합천군수를 비롯, 문준희 도의원, (사)위드아시아 이사장 지원 스님, 이현규 경남도 복지보건국장, 권영길 전 국회의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한정순 한국원폭 2세 환우회장, 한·일 양국 관계자 및 피폭자 유가족 등이 참석했다.

합천평화의 집과 한국 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 및 태양회가 주관한 이번 추모제는 고유문을 시작으로 천도재, 추모사, 추도사, 헌화 등의 의식에 이어 원폭학살을 다룬 다큐멘터리 ‘잔인한 내림’의 영상과 일본 오사카대학 노무라 타이세이 명예교수의 ‘방사선이 다음 세대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 강연이 진행됐다.

하 군수는 추도사에서 “이번 행사로 원폭 피해자의 고통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이를 치유할 수 있는 실질적인 법적장치 마련과 평화로운 세상을 실현하는데 마음과 힘을 모으는 매우 뜻있는 자리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지원 스님은 추모사에서 “조국을 그리며 살다 희생하신 분들의 한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고 다시는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핵 없는 세상, 평화로운 세상을 염원하고 그 의지를 다지는 엄숙한 시간”이라며 “‘해원을 넘어 평화의 언덕으로’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추모제를 계기로 원폭 피해자 특별법 제정과 제도적 지원책이 마련되고 우리 사회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핵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열린 초청 강연에서 노무라 타이세이 교수는 40여 년 동안 쥐 실험을 통해 방사선이 다음 세대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연구해온 종합적인 결론을 소개하고, “쥐뿐 아니라 모든 동식물 그리고 사람의 경우도 방사선 피폭은 다음 세대에 돌연변이, 암, 기형, 유산과 사산 등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의 피폭자가 많이 모여 살아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리는 합천 방문을 계기로 한국의 피폭 2세 건강조사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합천평화의 집 관계자는 “원폭 피해자와 그 피해자 자녀의 실태조사 및 지원을 위한 특별법 법안을 국회(제17, 18대)에 제출했으나 회기 내 충분한 논의도 못한 채 폐기됐다”며 “정부는 원폭 2세 환우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의 애매한 태도와 유전에 대한 과학적인 입증이 명확치 않다는 이유로 원폭 2세 환우에 대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쥐’를 대상으로 한 방사선 실험에서 다음 세대에 분명히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얻어낸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합천/김상홍기자 shkim@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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