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수 (중소기업진흥공단 경남서부지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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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기와 국내경기가 함께 침체되면서 기업들의 경영상황과 미래예측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혹자는 과도한 수출의존도를 줄이고 내수시장을 활성화하는 방법을 써야 한다고 하는데, 세계 7위 수출국인 우리에게 ‘무역수지 적자’라는 쇼크가 다가왔을 때 과연 ‘내수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을까. 또 혹자는 중소기업의 수가 너무 많다고 하는데 우리가 좁은 국내가 아닌 해외시장을 두고 말한다면 과연 국내 중소기업수가 많은 것일까도 생각해봐야 한다.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해외글로벌 기업과 손잡으려 하지만 막상 내민 손을 잡아주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무역사절단이라면 다르다. 국가기관과 지자체가 선발해 공개적으로 상담회를 하게 되니 충분히 접촉점을 늘릴 수 있다. 이제는 그 무역사절단이 더 발전하기 위한 방법을 재고해봐야겠다.
첫째, 시장개척을 위한 적극성과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 무역 선진국들이 이미 온 지구촌에 진출해 있는 마당에 우리 기업들이 진입하려고 하니 미개척지이거나 그들에게는 호기심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실제 우리 제품이 진출해 있는 수가 많지 않아 현지에 적정한 가격으로 그 부품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거나 A/S문제로 신뢰를 주지 못한 사례도 많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에서 자동차·중장비 부품을 취급하는 RM사의 마케팅 담당이사는 한국부품을 수입할 계획을 세웠으나 다품종 소량으로 공급받을 수 없어 보류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인터뷰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의 품질은 진심으로 인정한다고 했다.
무역사절단 활동을 통해 한국의 산업특성과 장점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리고, 그들이 가진 단순한 호기심에서 적극적 교류의 파트너로 인식시키고, 상대국 바이어의 니즈(Needs)에 맞춰 종합(Summary)해 공급할 수 있는 유통사업자도 함께 동행해 다품종 소량이라도 대응할 수 있다는 자세로 무역상담에 임한다면 거리와 지역적·문화적 간격을 좀 더 좁힐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둘째, 무역사절단이 제품을 파는 데만 치중해서는 안된다. 기술을 파는 방법도 있다. 합작해 현지공장을 설립하면 된다. 제품을 사오는 방법도 기술을 사오는 방법도 있다. 한국에 기술투자를 하려는 업체가 있다면 기꺼이 만나봐야 한다. 셋째, 정부기관이나 지자체의 역할도 보태져야겠다. 무역사절단의 시작은 관이 주도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기업 스스로가 열매를 만들어야 한다. 무역상담회가 있는 인근 도시의 단체장이나 경제관련 담당자와 정기적인 만남, 상호교류 MOU 등을 기관이 지원하고, 기업들은 서로 현지정보와 교역희망 정보를 내놓아 언제든 교류가 이뤄지도록 해야겠다. 바이어 검증, 초청상담, 계약검토 등을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하자고 건의할 수 있겠다.
넷째, 전략적인 준비와 시나리오가 있어야겠다. 우리 중소기업도 기술적 능력, 생산능력, 연구능력의 모습을 떳떳이 보여줘도 된다. 우리의 강점인 IT기술, 초정밀기술을 이용하면 더 좋겠다. 카탈로그나 실물을 들고 다니기보다 스마트노트로 동영상이며 입체 시뮬레이션을 보여주는 것도 한 예이다.
현재 무역을 하지 않는 기업들도 참여할 수 있어야겠다. 해외시장을 봄으로써 미래전략 구상, 사람에 대한 투자를 통해 우리의 경쟁력을 올릴 수도 있고 또 당장의 계약체결보다는 협상력을 배양하고 정보를 얻어오는 효과도 있어야겠기 때문이다. 정기적인 해외바이어와의 상담이 정신을 긴장시켜 기업경영을 하루도 소홀하지 못하게 한다는 H사 CEO의 말도 그 한 예이고, 실제 계약에서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낸 것도 무역사절단 활동의 보이지 않는 성과다.
아직은 미약한 불씨라 하더라도 나중에는 큰 불꽃이 되리라 믿으며, 무역사절단에 참가하는 우리 중소기업들의 용감한 노력에 힘찬 박수를 보낸다.
이우수 (중소기업진흥공단 경남서부지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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