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내건 기술로 체조 사상 첫 금메달
양학선은 7일 오후(한국시간) 런던 로열 템스 요트 클럽에 마련된 '팀 코리아' 하우스에서 열린 기자 회견에서 귀국하면 부모님, 형과 함께 나들이를 가거나 낚시를 가고 싶다고 말했다.
양학선은 전날 도마 결선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최고난도(7.4점)의 기술인 '양학선'을 선보이며 여유 있게 정상을 밟고 2년 사이 아시안게임·세계선수권대회에 이어 올림픽까지 제패했다.
그는 공중에서 세 바퀴를 비트는 '양학선' 기술을 한 뒤 착지할 때 불안감이 없었느냐는 물음에 대해 "훈련할 때 제대로 착지한 적 없이 결선에 출전했고 두 걸음이든 세 걸음이든 큰 실수만 하지 말자는 각오였다"며 "나름 착지는 잘 됐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양학선은 이날 화려한 공중 동작 후 착지 때 두 걸음을 움직였다. 한 걸음을 움직일 때마다 0.1점이 감점돼 0.2점이 깎였으나 난이도 자체가 높아 큰 손해는 보지 않았다.
그러면서 2차 시기에서 사용한 '쓰카하라 트리플'(난도 7.0점) 때는 운마저 좋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광주체고 1학년 때부터 이 기술을 사용했는데 실전에서 제대로 착지를 한게 2~3번뿐"이라며 "착지가 완벽하게 잘 안됐는데 어제는 운 좋게 잘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양학선은 마지막으로 도마를 향해 뛰어갈 때부터 몸이 '깃털'처럼 가볍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체조인들은 이 느낌을 알겠지만 도마를 양손으로 짚고 공중에 떴을 때 워낙 가벼워 제대로 착지가 안 됐다면 아마 뒤로 구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그만큼최상의 컨디션이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16일 런던에 와 열흘 이상 적응 훈련을 치른 양학선은 연습 중 착지가 되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심지어 "메달을 따지 못하고 한국에 돌아갔더니 숙소에서 선배들이 나를 무시하는 꿈을 꿨고, '이게 꿈이었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한 것으로 기억난다"며 적지 않게 속앓이를 했다고 말했다.
양학선은 이날 결선을 앞두고 잠을 이루지 못했으나 "한국에 있는 부모님이 좋은 꿈을 꾸셨다고 해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양학선은 귀국하면 신기술을 개발해 또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하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체조는 4년마다 채점 규정이 바뀌는데 변동 규모를 봐서 신기술 개발 시기를 정하겠다"고 말했다.
현 규정이 크게 바뀌지 않는다면 '양학선' 기술에서 반 바퀴를 더 돌아 공중에서 1260도를 회전하는 신기술을 우선으로 고려하고, 규정 틀이 크게 바뀌면 옆으로 비트는 기술이나 앞뒤로 두 바퀴를 더 도는 응용 기술을 창조할 계획이라고 양학선은 밝혔다.
한편 어려운 집안 사정이 알려지면서 후원하겠다는 제의가 쇄도하는 것과 관련해 양학선은 "아직 직접 듣지 못했는데 혼자 생각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어른들과 상의해 수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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