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성철 (한국국제대학교 홍보실장)
당시 호사가들과 네티즌들도 우리나라에 케네디 집안에 견줄 만한 명문가에 대한 의견을 내놓아 화제가 됐다. 그리고 가장 압도적인 의견이 독립운동가로 널리 알려진 ‘우당 이회영 선생’ 가문이었다. TV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한 우당 선생에 대한 일대기와 그 형제들의 삶에 대해서는 널리 알려져 있다.
우당 선생 가문이 ‘로열패밀리’라는 근거는 통일신라, 고려, 조선시대에 걸쳐 최고의 벼슬을 해왔다는 것이다. 자료에는 영의정 9명을 비롯한 수많은 재상을 배출했고, 오성과 한음의 주인공인 백사 이항복의 후손이고, 지금도 그 후손들은 국회의원 등으로 천년이 넘는 명문가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분명 케네디가보다 산술적으로는 더욱 빛나는 전통을 가진 가문이 아닐 수 없다.
일본이 조선 양반들에게 타협의 대가로 줬던 귀족 지위와 수십억의 돈을 거절하고 전 재산을 털어 험난한 독립운동의 가시밭길을 선택한 가문. 누대에 걸친 명망을 뛰어넘는 세계 최고의 ‘로열패밀리’임이 분명하다.
우리는 광복 67주년을 맞지만 아직도 친일논란에 휩싸여 있다. 친일논란이 있는 인물이 버젓이 국립묘지에 안장돼 있다든지, 얼마 전까지 들려온 친일파 후손들의 재산반환 소송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어 악법인 ‘연좌제’를 부활시켜야 할 지경이다. 그리고 오늘날 높은 사람 하나 배출했다고 ‘가문의 영광’을 운운하는 우리의 자화상도 부끄럽게 대비된다.
/방성철 (한국국제대학교 홍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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