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태지출
변태지출
  • 경남일보
  • 승인 2012.08.1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변옥윤 (객원논설위원)

어느 조직이든 상하간, 동료간 끈끈한 정이 있기 마련이다. 그 윤활유 역할이 돈이다. 그래서 곗돈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다. 십시일반으로 모아 조직의 길흉사에 보태고 때로는 회식경비로 사용한다. 이런 관행이 공직사회에선 계비, 과비, 국비 등으로 운용되어 온 것도 오랜 관행이다

▶최근 경남도에서 간부의 휴가비 갹출이 문제가 됐다. 계마다 15만원씩 갹출하다가 이 같은 사실이 인터넷에 올라 일파만파의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급기야 도가 나서 징계회부라는 칼을 빼들어 진화에 나섰으나 이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여론이 일고 있다.

▶곗돈은 일부 부서에서는 실제로 비용을 갹출하여 운용하기도 하지만 일부 이권부서나 대민업무부서는 눈먼 돈을 곗돈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인터넷에서 그뿐이겠느냐고 한 것은 계비·과비 마련에 변태지출이 동원된다는 사실이다. 출장비, 시간외 근무수당, 물품구입비 등에서 변태지출을 해 비용을 축적한다는 시각이다. 내부에서 나온 말이니 터무니없는 말은 아닐 성싶다. 서로 친목을 도모하고 부서의 원활한 업무추진을 위해 곗돈은 필요하지만 과유불급이다.

▶우리 선조들의 두레정신은 이런 곗돈과는 유가 다르다. 면마다 갑장계가 있는가 하면 목적에 따라 관혼상제에 따른 계가 있어 서로 어려움을 보완해 왔다. 계비의 바탕을 논으로 하여 수확물을 비용으로 쓴 것도 지혜로웠고 계비로 인한 잡음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경남도의 국장휴가비 사건은 빗나간 상관 모시기에서 비롯된 계비운영이다. 차제에 계비에 따른 문제점을 짚어볼 일이다. 쥐와 쌀벌레들이 곳간을 축내듯 공공예산이 쌀 뒤주를 지키는 지킴이들에 의해 토막나는 것은 이제 없어야 하지 않을까.

변옥윤·객원논설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