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옥윤 (객원논설위원)
어느 조직이든 상하간, 동료간 끈끈한 정이 있기 마련이다. 그 윤활유 역할이 돈이다. 그래서 곗돈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다. 십시일반으로 모아 조직의 길흉사에 보태고 때로는 회식경비로 사용한다. 이런 관행이 공직사회에선 계비, 과비, 국비 등으로 운용되어 온 것도 오랜 관행이다
▶곗돈은 일부 부서에서는 실제로 비용을 갹출하여 운용하기도 하지만 일부 이권부서나 대민업무부서는 눈먼 돈을 곗돈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인터넷에서 그뿐이겠느냐고 한 것은 계비·과비 마련에 변태지출이 동원된다는 사실이다. 출장비, 시간외 근무수당, 물품구입비 등에서 변태지출을 해 비용을 축적한다는 시각이다. 내부에서 나온 말이니 터무니없는 말은 아닐 성싶다. 서로 친목을 도모하고 부서의 원활한 업무추진을 위해 곗돈은 필요하지만 과유불급이다.
▶우리 선조들의 두레정신은 이런 곗돈과는 유가 다르다. 면마다 갑장계가 있는가 하면 목적에 따라 관혼상제에 따른 계가 있어 서로 어려움을 보완해 왔다. 계비의 바탕을 논으로 하여 수확물을 비용으로 쓴 것도 지혜로웠고 계비로 인한 잡음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경남도의 국장휴가비 사건은 빗나간 상관 모시기에서 비롯된 계비운영이다. 차제에 계비에 따른 문제점을 짚어볼 일이다. 쥐와 쌀벌레들이 곳간을 축내듯 공공예산이 쌀 뒤주를 지키는 지킴이들에 의해 토막나는 것은 이제 없어야 하지 않을까.
변옥윤·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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