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지금의 소중함
오늘 지금의 소중함
  • 경남일보
  • 승인 2012.08.1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사람들은 대부분 오늘의 지금보다 내일과 다음에 더 무게를 두고 살아간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자신도 모르게 현실주의가 되어 가는 것인지 미래보다 오늘에 더 비중을 많이 두게 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어느 심리학자는 사람들의 시간에 대한 가치는 대체로 과거나 현재 또는 미래 중 어느 한 가지를 더 소중히 여기느냐로 나타난다고 했다. 사람의 변화는 나이에 따라서 달라지기도 하지만 과거 지향적이거나 현재 지향적 또는 미래지향적인 사람들로서, 이 세 유형 중에 사람들은 대체로 마지막의 미래를 오늘의 지금보다 더 의식하며 살아가는 유행이 아닐까 생각된다.

 삶이란 지금은 초라하고 가난하게 살더라도 늘 내일의 다음날을 염두에 두기 때문에 참아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늘 현재는 뭐 그리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며 현재의 지금을 대수롭지 않다고 여기기 때문에 우리는 못 참을 일까지도 참아내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언젠가는 나아지리라는 기대감, 오늘의 지금은 고통스러워도 머언 다음날은 행복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살아왔고 또 그렇게 살아간다. 어쩌면 생활 모든 면에서 대체로 사람들은 오늘 지금의 가치를 내일과 다음의 준비단계에 지나지 않는다고 여긴다. 내일이나 다음이 있다는 생각 때문에 지금 영광스럽고 찬란한 그 무엇이나, 그 누구를 보아도 별로 부럽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나이에 따라 변할 수밖에 없다. 청년들은 대체로 미래지향적이고, 중년은 대체로 현재 지향적이다. 그러나 노년에 이르면 과거 지향적이 되어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들 나이쯤에 지금 이런 생각조차도 노년에 들어와 버린 것은 아닐까. 몸은 늙어도 생각만은 언제나 푸르리라 바라고 또 원했는데…. 어쩌면 우리들 나이에는 내일도 다음도 중요하지만 오늘의 지금도 중요하기 때문에, 오늘의 지금들이 모여서 내일의 다음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오늘은 오늘대로 소중한 세월이며, 지금은 지금대로 다음 못지않게 의미 있고 가치 있는 다시없는 시간이라는 것이다. 물론 내일과 다음에 가치를 두던 젊은 날에는 희망이라는 것이 먼저였고, 내일과 다음이 곧 오늘의 지금보다는 나아지리라는 꿈이 있었기 때문에 무엇이나 참아내는 데는 어지간히 익숙해져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또한 오늘의 지금을 언제나 내일과 다음의 준비로 여길 때는 그래도 뭔가 보람을 가졌었다. 참는 보람, 내일과 다음이 있다는 그 무한정의 희망 때문에.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아무리 꿈꾸어도 내일과 다음이 오늘의 지금보다 나아질 듯싶지 않다. 다만 오늘의 지금이 더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며, 마음이 편안해지고 안정되어 간다는 점이다. 그래서 오늘 하루도 우리의 소중한 인생이며 지금도 우리에겐 다시없는 기막힌 시간일 뿐이다. 따라서 우리는 오늘의 지금을 그것이 고통일 때는 더 이상 참아서는 안 된다. 사람이 자신을 이겨낸다는 것은 참으로 힘들겠지만, 오늘 지금의 무게에 짓눌려 헤어나지 못하는 바보스러운 사람은 되지 말아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