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용·재일조선인 통해 해방의 의미를 묻다
이완용·재일조선인 통해 해방의 의미를 묻다
  • 연합뉴스
  • 승인 2012.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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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앞두고 관련 책 잇따라 출간

재조명한 책들이 잇따라 출간됐다.

해방 직전부터 대한민국 건국까지의 역사를 일기 형식으로 되살린 '해방일기' 시리즈를 집필 중인 역사학자 김기협 전 계명대 교수는 '해방일기' 네 번째 책 '반공의 포로가 된 이남의 해방'을 펴냈다.

1945년 8월1일 일기를 시작으로 해방정국을 조명한 그는 이번 책에서 해방정국 3년 중 가장 결정적 변화를 가져온 시기인 1946년 5월 초부터 1946년 8월 말까지를 다뤘다.

'적대적 공생관계'로 맺어진 극우와 극좌가 당시 민심을 대변했던 중도파를 어떻게 억압하고 봉쇄했는지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김 전 교수는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해방공간은 우리 민족의 진로를 결정하는 큰 분수령이었다"면서 "백성이 원하는 것을 실현하는 것이 진짜 정치인데 가짜 정치가들, 엉터리 정치가들이 외세를 등에 업고 주인 행사를 한 것이 해방정국의 비극이었다"고 지적했다.

재일 조선인 2세인 서경식 도쿄 게이자이대 교수는 재일 조선인의 삶을 다룬 '역사의 증인 재일 조선인'을 출간했다.

감성적이면서도 냉철한 사유를 담은 에세이를 선보여온 서 교수는 한국과 일본 어디에도 속할 수 없었던 재일 조선인의 고단한 삶을 따스하게 품어 안는다.

일본 젊은이들에게 재일 조선인이 누구인지 알려주고자 쓴 책이지만 어두운 과거를 외면하려 하는 한국 독자들에게도 깊은 깨달음과 질문을 던진다.

서 교수는 서문에서 "재일 조선인을 '차별받는 가여운 타자'로 규정짓거나 '일본인'이라는 '악'을 만드는 것으로 자신을 정당화하지 말고, 오히려 재일 조선인 속에서, 혹은 재일 조선인을 차별하는 일본인 속에서 여러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 바란다"고 했다.

'이완용 평전'은 '매국노'로 낙인찍혀 언급하는 것조차 불편했던 이완용의 일생을 새롭게 조명한 책이다.

저자 윤덕한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한때 대단한 '애국자'였던 이완용이 어떻게 만고의 매국노로 전락하게 되었는지 그 변신의 과정을 살펴본다.

저자는 "이완용은 '일제의 조선 강점이라는 대세'를 별다른 저항 없이 순순히 받아들인 '대세 순응형'이었다"면서 "좋은 집안 배경에다 뛰어난 머리로 공부를 잘해서 일찍 출세한 현실주의자, 그런 현실주의적 인물이 대세에 떠밀려 가면서 매국노가 된 것"이라고 말한다.

망국과 매국의 책임을 이완용 한 개인에게 모두 떠넘기는 시각에도 반론을 제기한다. 고종과 명성황후, 대원군 등 왕실과 지배층이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고자 외세의 침략을 불러들인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었다는 것이다.

태평양전쟁 전범 도조 히데키(1884-1948)의 삶을 다룬 평전 '도조 히데키와 천황의 시대'도 번역 출간됐다.

육군 지도자로 승승장구하던 도조 히데키는 일본 패전 후 도쿄재판에서 'A급 전범'으로 처형됐다.

'도조 히데키와 천황의 시대'는 일본 논픽션 작가인 호사카 마사야스가 1979년에 펴낸 '고전'으로, 일본인들에게 부끄러운 역사로 치부됐던 도조 히데키의 삶을 재조명한다.

도조 히데키를 떠올리면 구토 증세를 느낄 정도로 반감을 품었던 저자는 6년에 걸친 자료 조사를 통해 도조 히데키가 근대 일본 정치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시대의 산물'이었다고 분석한다.

'대한민국 헌법의 탄생'은 헌법이 해방 후 진주한 미국의 '작품'이라는 그간의 인식을 넘어 헌법의 자생적 뿌리를 추적한 책이다.

저자인 서희경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학술연구교수는 1898년 만민공동회, 1919년 3·1 운동, 1919년 4월의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이라는 세 가지 정치적 사건을 중심으로 헌법의 역사를 추적한다.

독립운동가이자 임시의정원 의장을 지낸 조소앙의 역할도 재평가했다.

해방 후 건국 헌법 제정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것은 유진오였지만 일제강점기 이래 독립운동과 해방 후 건국과정까지를 놓고 볼 때 근대 헌법을 가장 깊이 있게 성찰한 인물은 조소앙이라고 서 교수는 분석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대표적인 한국 해방사 연구자인 이완범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의 저서 '한국해방 3년사'를 영문판(The Korean History 1945-1948)으로 출간했다.

이 교수는 해방 이후 한국 현대사의 흐름을 성공과 실패라는 극단적 시각이 아닌 국내외적 상황을 종합해 중도적 관점에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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