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시도 못따라온 시청률 아쉽네
신선한 시도 못따라온 시청률 아쉽네
  • 연합뉴스
  • 승인 2012.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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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드라마 '신사의 품격' '닥터진' 해피엔딩 종영

출발은 신선했다.

한 작품은 시청률도 20%를 넘어 대중적 인기를 누렸고 신드롬도 일으켰다.

또 다른 작품은 타임슬립(시간이동)을 소재로 역사와 운명에 '이프(if)'라는 가정법을 설정해 출생의 비밀과 불륜 등 안방극장의 천편일률적인 스토리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두 작품 모두 새로웠던 출발에 비해 중반 이후 이야기를 끌어가는 동력이 현저히 약해졌고 후반에는 재미마저 반감되며 아쉬움을 남겼다.

올여름 주말 안방극장을 책임졌던 SBS TV '신사의 품격'과 MBC TV '닥터 진'이 지난 12일 나란히 막을 내렸다.

2012 런던올림픽 중계로 1-2주 결방되는 등 마지막을 앞두고 편성이 오락가락한 두 드라마는 시청의 연속성이 끊어지는 등의 이유로 마지막회에서 최고 시청률을 올리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두 작품 모두 새로운 시도였다는 점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는다.

◇'신사의 품격은 결혼을 통해서?', 시크함 후반에 실종 = '신사의 품격'은 '파리의 연인' '시크릿 가든'으로 안방극장을 뒤흔들었던 스타 작가 김은숙의 신작이다.

그는 한국판 '섹스 앤 더 시티'를 표방하며 사회적으로 성공한 40대 꽃미남 4인방의 일과 사랑을 '어른'의 시선에 맞춰 그리겠다고 펜을 들었다.

시도도 좋았고 중반까지 전개도 좋았다. 장동건, 김수로, 김민종, 이종혁 등 주인공 4인방의 캐릭터가 또렷하게 살아나며 '꽃중년 신드롬'을 불러일으켰고 20년 묵은 남자들의 진한 우정과 그 일상적인 모습은 큰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은 새롭지 않았다. 로맨틱 코미디에서 독보적인 재능을 과시해온 김 작가가 이번에는 나무에서 떨어진 격이다.

네 남자의 우정과 그들의 캐릭터는 여전히 김 작가의 재능을 실어날랐지만 이들이 펼치는 사랑은 1980년대 신파로 후퇴한 느낌마저 들었다.

특히 십수년간 존재도 몰랐던 아들이 난데없이 나타나 현재의 사랑을 방해하는 설정이나 그만큼의 나이차가 있는 사별남과 싱글녀의 사랑은 김 작가답지 않게 진부하기까지 했다.

이 때문에 시크함과 도도함, 섹시함으로 대표되던 '신사의 품격'의 사랑은 후반부 늘어졌다. 통상 주인공 남녀의 사랑이 맺어지면서 극의 재미도 에스컬레이터를 타기 마련이지만, '신사의 품격'은 그와 정반대로 김도진(장동건 분)-서이수(김하늘)가 데이트를 하기 시작한 후 오히려 이야기의 동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드라마는 마지막에 네 커플이 저마다 사랑의 결실을 보는 익숙한 해피엔딩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미 그러한 엔딩이 몇 회전부터 어렵지 않게 예상됐다는 점에서 마지막에 대한 관심이 반감됐다. 끝까지 긴장감을 줬던 김 작가의 전작들과는 전혀 다른 전개다.

또한 '신사의 품격'이란 남자가 결국은 운명의 상대를 만나 안정적인 결혼에 골인하면서 이뤄진다는 결론도 아쉬움을 줬다. '소년이 신사가 되는 것'이 결국 결혼을 통해서라는 점은 이 드라마의 호기로운 출발에 역행한다.

13일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신사의 품격'은 마지막회에서 전국 23.5%, 수도권 25.3%를 기록했다.

지난 5월26일 14.1%로 출발한 '신사의 품격'의 자체 최고 시청률은 지난달 21일의 24.4%였으며 전체 20회 평균 시청률은 19.3%로 집계됐다.

후속으로는 채시라 주연의 '다섯손가락'이 방송된다.

◇'닥터 진의 시간여행은 결국 꿈?'..이야기 수습에 역부족 = 한류스타 송승헌 주연의 '닥터 진'은 현대의 천재 외과의가 어느 날 갑자기 조선 후기 고종의 시대로 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일본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는 최근 안방극장에 유행처럼 등장하는 타임슬립을 소재로 환생과 운명의 비밀에 접근했다.

주인공 진혁(송승헌)이 의학이 발전하지 못했던 조선시대에서 화려한 의술로 여러 인물을 잇달아 살려내는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졌다.

이 과정에서 진혁은 역사적 실존인물인 흥선대원군(이범수)과 엮이며 조선 후기 안동김씨의 세도 정치가 무너지는 데 '본의 아니게' 힘을 보태게 된다.

드라마는 미래에서 온 진혁의 행동 하나하나가 역사에, 미래에 곧바로 영향을 끼치는 인과관계를 극의 동력으로 삼았다.

이유 불문하고 아픈 자를 살려야 한다는 의사로의 사명감과 그것이 역사를 왜곡, 조작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결과에 대한 갈등을 교차하면서 긴장감을 유지해나갔다.

하지만 드라마는 이러한 패턴의 반복 속 전진을 이루지 못해 중반부부터 시청률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어 후반부에는 펼쳐놓은 이야기와 사건들의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설명, 수습하지 못하면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의문을 갖게 했다.

드라마는 마지막회에서 병인양요 현장에 있던 진혁이 프랑스 병사의 창에 찔려 의식을 잃은 후 다시 깨어나자 현대로 돌아와 있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그사이 진혁의 머릿속에 자라고 있던 종양은 사라졌으며, 교통사고로 죽을 위기에 처했던 그의 연인 미나(박민영)도 극적으로 회생했다.

결국 진혁이 조선시대로 가게 된 사연은 한바탕 꿈이었던 식으로 설명된 것. 기본적으로 판타지이긴 했지만 판타지 특유의 묘미를 살리지 못하고 힘 빠지는 결말을 선택한 셈이다.

이날 '닥터 진'은 전국 8.8%, 수도권 9.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 5월26일 12.2%로 출발한 '닥터 진'의 자체 최고 시청률은 지난 6월16일의 14.5%였으며 전체 22회 평균 시청률은 12.7%로 집계됐다.

후속으로는 한지혜, 김재원 주연의 '메이퀸'이 방송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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