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노조 조합원 대상 설문조사…직장내 성희롱 심각
사천시청 공무원들의 직장 내 성희롱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설문은 전체 800여 공무원 중 382명이 응답했는데, 설문조사에 응한 여성공무원 175명 중 42명(24%)이 성희롱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그리고, 상대방으로부터 불쾌감을 느낀 경우는 40%였다. 또, 성희롱을 당했을 때 ‘그냥 참았다’ 34%, ‘친한 직원에게만 말했다’ 24%인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4명 중 1명이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지만, 성희롱 사건이 사법적으로 처리되지 않은 것은 물론 외부로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남성공무원에 대한 성희롱 사례도 나왔다. 이번 설문조사에 응한 남성공무원 207명 중 3명(1%)이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남성공무원이 여성공무원에게 농도 짙은 농담과 함께 신체접촉에 의한 성희롱을 많이 하는 장소는 노래방과 회식자리로 드러났다. 성희롱이 발생한 장소로는 노래방이 36%로 가장 많았다. 회식자리(28%), 사무실(19%), 기타(10%), 출장(4%) 등이 뒤를 이었다.
성희롱 사례로는 SNS(쇼셜네트워크)를 통해 음란물을 원하지 않은 이성에게 동영상 등을 전송하거나 다른 여직원들이 보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여성에게 포옹을 시도하고, 행위를 자랑한 경우 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 회식자리에서 상사가 술에 취해 볼에 뽀뽀를 하거나 스킨십을 한 경우, 직장 상사가 평소 19금 단어를 사용하거나 둘만 있을 때 성적인 이야기를 하는 경우, 성경험에 대한 직접적인 질문들을 하는 경우 등 다양한 성희롱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천시청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마련과 경각심을 일깨워 주기 위해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기로 한 것”이라며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그동안 외부에 알려지는 것이 터부시 됐던 사천시 공직사회내 성희롱 실태가 드러난 것이다. 직장내 성희롱 문제가 근절될 수 있도록 모니터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사천시는 9월 전체 직원 조례에서 직장내 성희롱 예방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천/이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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