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지인의 초대로 삼천포에 갔습니다.
전어횟집에서 두드림의 장단에 맞춰 술잔을
기울였지요.
분위기가 무르익자 밤 물결에 마음도
일렁이면서 그 옛날 박재삼 시인의 큰집에
모이던 불빛은 삼천포대교 아치에서 빛나고
이은상 시인이 타고 온 연락선은 고향 간다 하기에
저도 묵객으로 동승하고 싶었지요.
36년 전 고1 여름방학 때 자전거 하이킹을 하던
그 추억의 뭍은 변하지 않은 게 없지만
그래도 바다는 변함이 없어 올 가을에는
노을이 타는 실안 앞 바다를 기약하며
우리는 마지막 잔을 들었습니다
/문화기획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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