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꿈, 나의 희망
당신의 꿈, 나의 희망
  • 경남일보
  • 승인 2012.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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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운스님(천진복지재단 이사장)

사람은 저마다 바라는 꿈과 목표가 있다. 그러나 누구나 자기의 목표를 달성하고 꿈을 실현하는 것은 아니다.

독일의 초대 총리인 비스마르크라는 역사적인 인물이 있다. 그의 젊은시절, 친구들과 함께 꿈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모두들 훌륭한 장군, 재상, 뛰어난 철학자 등 높고 큰 꿈을 말하였으나 비스마르크는 작은 고장의 파출소장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하여 친구들의 비웃음을 샀다. 그 당시 비스마르크의 직업은 경찰이었기 때문에 좀 더 큰 꿈으로 파출소장이라고 했는데 친구들은 그의 꿈에 대해 너무 초라하게 여기고 있었다.

사람은 누구나 꿈을 크게 가져야 한다. 나의 어렸을 적 꿈은 무엇이었는지 기억조차 없다. 너무나 가난하고 힘든 가정이라 꿈은 그냥 잠잘 때 꾸는 것이 꿈이었다. 그러나 철이 들고 출가한 후로 한 가지 꿈이 내게도 있었다. 여느 중생들에게는 있을 단란하고 화목한 가족이 내게는 없기 때문에 나와 같은 처지나 병들고 힘없어 봉양하기 힘든 노인들을 거둘 수 있는 보금자리를 마련하면 좋겠다는 것이 내 꿈이었다.

내 나이 칠십이 되고서야 꿈이 자그마하게나마 이루어졌다.

그 꿈을 이루기에는 세상이 만만치 않았고 난관을 헤쳐 나가기는 더욱 힘들었다. 특히 세상물정 어두운 나에게 행정적인 절차나 규제 등 새로운 도전과 두려움으로 무척이나 힘들다. 신도들이나 주변 사람들도 내가 이룬 작은 꿈에 그냥 노년을 편안하게 부처님 도량에서 유유자적(悠悠自適)하며 지내다 입적하면 그만일 것을 무엇하려고 고생을 사서하는지…하는 눈치들이다. 그러나 내가 선택한 일이, 주어진 일이 힘들고 번거롭다고 불평하기 보다는 오히려 감사하는 마음과 즐거운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그 보금자리가 행복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뒷받침할 생각이다. 독일의 초대 총리인 비스마르크는 그의 유일한 꿈인 파출소장이 되기 위해 한눈팔지 않고 자기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노력하여 마침내 독일의 역사에 길이 남는 총리까지 되었지 않았던가?

나도 노인이다. 그러나 100세 시대의 남은 힘은 치매와 중풍으로 힘들어 하는 분들과 그의 가족에게 한 줄기 빛이 되고자 한다. 내 젊은 시절의 꿈은 하루아침에 이루어 진 것이 아니었다. 작은 일부터 그리고 힘들었던 부분들도 소홀함 없이 노력하여 얻어져서 더 가치롭고 귀하게 여겨진다.

지금은 백발성성하여 피 끓던 젊은 청춘을 떠올리며 가는 세월을 부여잡고픈 천진복지타운 어르신들의 건강을 빌며 내 작은 꿈이 부디 당신의 안녕에 한 줌의 재가 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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