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사업의 빛과 그림자
다문화사업의 빛과 그림자
  • 경남일보
  • 승인 2012.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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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여려 (여성결혼이민자)

경남도가 다문화가족 정착지원을 위해 다문화지원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결혼여성 이민자를 공무원으로 채용하는 등의 파격적인 시책을 추진한다고 하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도가 올해 추진하고 있는 지원사업은 크게 두 가지. 다문화가족이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과 다문화가족의 직업능력을 계발해 경제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일자리 창출 지원사업으로 요약된다.

우선 다문화가족의 지역사회 안정 정착 지원사업으로 총 19개 사업에 80억원을 투입한다. 이 돈으로 한국어교육을 지원하고 결혼이민자 통·번역 서비스, 다문화가족 자녀 언어발달 지원, 다문화 이해교육 강사양성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일자리 창출 지원사업은 올해 총 6개 사업에 10억 원을 투입해 컴퓨터 교육, 직장예절 등 직업 기초 소양교육을 실시한다. 이와 함께 고용노동부와 여성인력개발센터 등의 워크넷에 등록해 취업이 될 수 있도록 연계방안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내용은 종전에 비해 진일보한 정책임에는 분명하나 복지시책의 사각지대에 있는 다문화가정은 아직도 목마르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다문화가정 지원정책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할 뿐 대상자 입장에서 피부에 와닿는 데는 미흡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자칫 잘못 시행하면 다문화가정을 두번 울릴 수도 있다는 것도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결혼이민여성이 국내에서 공무원으로 직장을 구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하고 이주여성 2명을 공무원으로 채용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렇지만 보여주기식의 전시성 시책에 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없지 않다. 따라서 우수인재에 대한 지속적인 채용확대가 필요하다. 특히 이번에 추진하는 것을 보면 예산의 대부분을 일자리사업보다는 기초적인 교육에 지출하는데 치우치며 초보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제는 초기, 중기, 후기사업으로 다문화의 수준별 눈높이에 맞게 세분화해서 지원사업을 추진해야 할 때가 됐다.

그리고 다문화 이해교육 강사 양성의 경우, 귀중한 시간을 할애해서 수료증을 땄음에도 일자리와 연계가 되지 않아 양성과정에 들어간 것이 오히려 집에 있는 것만 못하다는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덧붙여서 다문화 지원사업이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주변에만 국한되는 경우가 많아 원거리에 사는 가정에서는 딴나라의 일처럼 생소하게 느껴진다는 것도 기관입장에서는 한번쯤 되돌아봤으면 한다. 다문화에 정작 다문화가 없다는 말이 나오지 않고 국가적 미래를 준비하는 희망시책이 되기위해서는 ‘빛과 그림자’를 잘 살펴야 한다.

유여려 (여성결혼이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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