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경남의 유명식당 분점 생겼으면…
서울에 경남의 유명식당 분점 생겼으면…
  • 경남일보
  • 승인 2012.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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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석 (전 언론인)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식당 ○○집은 비빔밥, 해장국 등으로 손님을 끌어들이고 쇠고기로 매상을 올리며 24시간 영업한다. 이 식당은 겉보기에는 허름한 한옥이지만 한꺼번에 300명 정도 앉을 수 있고 거의 종일 손님으로 꽉 차 하루 매상이 3000만~4000만원이나 되는 것으로 소문나 있다. 이 식당은 인근 빈 땅까지 조금씩 사들여 주차장엔 한꺼번에 승용차 100여대를 세울 수 있다고 한다. 평당 1억원에 이른다는 서울 강남 노른자위 땅이 1000평이라면 경북의 넉넉지 못한 농가에서 태어나 20여년 동안 식당운영으로 큰 부자가 된 ○○집의 주인은 서울의 고깃집계에서는 신화의 주인공처럼 됐다.

그런데 이 식당에서 육회 비빔밥을 먹어 보고 깜짝 놀랐다. 비빔밥에 들어간 재료와 맛이 진주중앙시장 △△식당의 것과 너무 같았기 때문이다. 딸려 나온 국물도 같았다. 그래서 종업원에게 물었다가 "우리집 사장이 전국을 돌며 유명하다는 식당의 비빔밥, 국밥, 해장국은 다 먹었을 것이다. 비빔밥에 특허가 있는 것도 아니고. 쇠고기는 전라도에서 직접 사온다"는 말을 들었다. ○○집 말고도 서울에는 "통영에서 그날 그날 고기를 직송해 온다"는 소문과 함께 재미를 보고 있는 강남의 일식집, '하모', '에나가', '단디' 등 경남사투리나 '삼천포횟집', '구마산집' 등 경남의 지명을 상호로 내건 음식점이 많다. 이런 식당에 들렀다가 제맛이 아니어서 실망한 적도 있다. 경남의 유명식당 명예를 훼손하고 있는 셈이다.

요즘 필자는 "식당업에 문외한이면서 엉뚱한 생각을 한다"는 핀잔을 들을까 두려워 누구에게도 얘기를 못했지만 ‘경남도나 상인단체가 주관하여 경남의 유명 음식점 서울직영점을 운영하면 장사가 될 것'이란 생각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지하철이 연결되는 서울 변두리에 널찍한 부지를 마련하고 경남의 유명 음식점들이 주주로 참여하여 진주비빔밥, 오동동 아구찜, 통영 도다리미역국, 삼천포회, 합천 삼가쇠고기, 의령 국밥집, 군북 장터국밥집 등을 차린다면 얼마 안 가 손님이 몰릴 것이란 생각이다. 경남의 유명식당과 똑같은 맛을 내는 분점들로 식당가를 이루고 마늘, 고추, 양파까지 재료를 현지에서 직송하고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이 주관한다면 서울사람들도 많이 찾을 것 같다.

광고나 주차장 이용 같은 것은 공동으로 하고 본점에서 맛을 보증하는 경남 음식점이 주식회사 비슷한 형태로 운영된다면 성공할 것이라는 필자의 제안에 동의하는 분이 있을까. 혹시 생각을 같이하는 분이 있다면 힘을 합쳐 경남도나 상인단체에 건의해 보고 싶다. 무엇보다 경남의 전통음식으로 유명한 식당에서 적극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힌다면 좋겠다. 서울에서 경남의 유명 음식점 분점이 생겨 성황을 이루는 것이 요즘 필자의 꿈이다.

이규석 (전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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