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의원은 지난 20일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확정됨으로써 정치 입문 15년 만에 대권에 가장 근접한 집권여당 대선후보에 올랐다. 전당대회 선거인단 투표·여론조사 결과 8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경선 사상 최고 득표율이다. 2위 김문수 경선후보(8.7%)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유력 정당 최초의 여성 대선후보’, ‘최초의 전직 대통령 자녀 대선후보’라는 수식도 따라 붙는다. 하지만 ‘박근혜 추대식’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만큼 모두가 예상한 결과였다.
박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이 530만 표 차로 이겼던 당시와 비교하면 지금 박 후보 앞에는 훨씬 힘든 ‘험로’가 가로놓여 있다. 경제·사회적 상황도, 정치구도도 그때보다 좋지 못하다. 대선 승리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박 후보야말로 이제부터 대선후보 빼고는 모든 것을 버린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 경선에서 보여준 압도적 기세를 보면서 대선 승리를 따 놓은 당상으로 여기는 이들도 없지 않을 것이다. 대세론의 허망함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연거푸 고배를 마신 1997년과 2002년 대선 때 입증된 바 있다. 박 후보는 친박으로 일컬어지는 측근들을 뒤로 물리고 경선 과정에서 소원해졌거나 경선에 불참했던 비박 인사들을 대거 포용하는 탕평 인사로 대선 진용을 짜야 한다.
박 후보는 자신이 가진 것 가운데 부정적인 것은 모두 털어낼 필요가 있다. ‘박근혜가 바꾸네’를 넘어 ‘박근혜가 바꿨네’라고 많은 국민들이 실감할 수 있어야 한다. 박 후보가 ‘꿈과 희망이 넘치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꿈을 실현하려면 국민들 사이에서 “박근혜가 정말 바뀌었네”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바뀌어야 한다. 박 후보는 비장한 각오로 자신과 당(黨)을 확 바꾸어야 한다.
저작권자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