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 다큐 '577 프로젝트'

<감독: 이근우/ 출연: 공효진, 하정우, 김성균, 이승하, 강신철, 김근현, 김준규, 김혜화, 박아인, 이상원, 이수인, 이승준, 이지훈, 차현우, 최희서, 최진욱, 하석, 한성천/ 상영시간: 99분/ 관람등급:15세 이상 관람가/ 장르: 드라마 , 코미디>

 

배우 하정우의 뜬금없는 공약으로 시작된 국토대장정 '577 프로젝트'.

하정우는 지난해 5월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 '황해'로 최우수 연기상을 받기 직전 전년도('국가대표'로 수상)에 이어 또 상을 받을 리가 없다며 만약 진짜 상을 받는다면 국토대장정을 하겠다는 공약을 한다.

하정우는 이 순간을 돌이키며 "입조심 좀 할걸"이라고 후회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진짜 수상을 하고는 공약을 실천할 계획을 짜기 시작한다.

다큐 영화 '577 프로젝트'는 하정우가 공약을 내놓은 백상예술대상 시상식 장면으로 시작해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과정과 실제 국토대장정의 여정 20일간의 기록을 보여준다.

출연자가 하정우와 공효진이라는 점을 빼면 국토대장정을 담은 다큐멘터리가 뭐 별 게 있겠나 싶지만, 막상 한 편의 영화로 연출된 99분 분량의 영상은 꽤 많은 웃음을 준다.

하정우를 비롯해 그의 친구와 선후배 등 지인을 위주로 구성된 대원 18명은 짧은 토크쇼 콩트를 꾸미기도 하고 몰래카메라를 연출하기도 한다.

리얼한 생활 속에서 드러나는 일부 대원의 독특한 캐릭터와 이들의 충돌로 잠깐씩 일어나는 갈등 관계도 나름의 긴장감을 준다.

갈등을 유발하거나 정리하며 사이사이 웃음을 이끌어내는 하정우의 기획력과 통솔력이 돋보인다.

대부분 연기자로 활동하는 참가자들은 나름의 끼와 연기력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제작진이 '대놓고' 연출한 투자·협찬사 광고는 기존 관념을 깨트리는 의외성과 배우들의 코믹한 연기로 쏠쏠한 재미를 준다.

배우 공효진은 특유의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매력으로 친근감을 준다.

하정우와 공효진을 주요 출연자로 내세우지만, 두 사람이 함께 나오는 컷은 많지 않다.

'577'이란 숫자는 서울에서 땅끝마을인 해남까지의 거리인 577㎞를 뜻한다.

신인 이근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30일 개봉. 상영시간 99분. 15세 이상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