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스님 (천진복지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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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일을 시작하는데는 어렵고 고달픔이 누구에게나 따르지만 몇 번이나 놓고 싶은 이 사업을 개미군단처럼 도와주는 복지재단 후원회가 있어 내게 용기를 주었다. 점점 나눔과 기부라는 문화가 확산되는 것이 확실하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이런 문화가 발달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국민들도 선진국처럼 나눔과 기부에 마음을 써 주었다. 특히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노인복지와 봉사활동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그래서 선생님의 손을 잡고 봉사활동을 오는 어린 아이들이 참으로 고맙다. 지역사회와 기관에 도울 수 있는 일은 도우며 함께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적응하고 보다 질 높은 봉사를 진심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솔직히 초등학생이 노인 요양원에서 무슨 봉사활동을 얼마나 잘 할 수 있겠는가? 귀하게 한 둘만 키우는 자녀들에게 풀을 뽑으라고 하겠는가? 빨래를 하게 할 수 있나? 그런 이유로 초등학생이 봉사활동을 온다고 하면 꺼리는 곳이 많다고 한다. 우리 천진복지재단에서도 진주의 한 초등학교와 MOU 체결을 하고 어린 학생들이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온다. 그 아이들이 고사리 손으로 어깨를 주물러 주거나 리코더라도 불기라도 하면 표정없던 어르신도 빙긋이 웃음을 보이신다. 이것이 진정한 봉사고 나눔일 것이다. 아이들이 밟아 들이는 흙이 귀찮아서, 아이들이 가고 난 뒤의 뒷정리가 번거로워서 초등학생들의 봉사활동을 꺼리는 사회복지사나 요양시설이 있다면 한 번 짚어볼 일이라고 생각된다. 우리 요양원에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오는 Y초등학교 학생들도 처음에는 봉사에 익숙하지 않은 듯 많이 어색해 했지만 지금은 어르신과 함께 어울림이 자연스럽다. 지난번에는 입소한 지 얼마안된 어르신이 당신의 손녀를 떠올리셨는지 우시는 걸 보고 인솔해 온 선생님도 우리 요양원 관계자들도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꼭 물질적인 것이 아니더라도 말벗이 되어드리고 풍선을 함께 불어 주는 등의 따뜻하고 작은 활동들이 주변에 널리 알려져 나눔의 방법을 몰라서 못하는 봉사하지 않는 사람들도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한 바가지의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
자! 이제 바쁜 일상을 잠시 접고 사랑할 일도 감사할 일도 많은 봉사활동 대열에 함께 해보면 어떨까.
보은스님 (천진복지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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