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SNS, 사생활인가 공적 통로인가
연예인 SNS, 사생활인가 공적 통로인가
  • 연합뉴스
  • 승인 2012.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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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SNS, 더 이상 사적 공간 아냐"

배우 이병헌은 지난 20일 방송인 강병규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병헌 측의 법률대리인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강병규는 이병헌의 열애 사실이 공개된 19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병헌을 '이XX'라는 입에 담지도 못할 단어로 지칭하는 등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며 "'조만간 임신 소식이 들릴 것이다'는 등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이병헌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밝혔다.

 사실 연예인이 SNS에 남긴 글이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킨 적은 한두 번이 아니다.

 멤버 화영의 퇴출을 두고 '왕따 논란'을 빚으며 큰 파장을 낳은 '티아라 사태'도 논란의 중심에는 트위터가 있었다.

 '의지의 차이^^(효민)', '연기 천재 박수를 드려요^^'(지연) 등 멤버들의 트윗이 논란을 진화하기는커녕, 오히려 오해와 화만 키웠던 것.

 이 밖에도 최근 교통사고 처리에 대한 불만을 트위터에 공개적으로 표현해 물의를 빚은 방송인 심은진, 지난 4월 교통사고로 반파된 차량의 사진을 올려 팬들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 배우 장근석 등 연예인들의 트위터는 그야말로 바람잘 날이 없다.

 ◇"SNS, 더 이상 사적 공간 아냐" = 사적 공간인 SNS에 남긴 연예인의 발언이 사회적인 논란으로까지 번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유명인의 SNS가 사적 네트워크 성격을 뛰어넘어서 언론과 같은 공적기능을 맡게 된 점을 짚었다. 때로는 언론을 능가하는 파급력과 파괴력을 지니게 됐다는 것.

 강명현 한림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연예인들은 개인적인 차원에서 SNS에 이야기했을 수도 있다"며 "SNS 자체는 사적인 영역이지만 공인들이기 때문에 메시지가 증폭되는 사회적 영향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 연예기획사 이사도 "트위터는 사적인 공간인 동시에 누구에게나 다 보여주려는 기능도 분명히 있다"며 "(SNS의 글이) 공적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는것"이라고 말했다.

 SNS가 이처럼 공적인 공간으로 확대된 데는 트위터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일부 '오피니언 리더'들의 영향이 컸다.

 강 교수는 "트위터 팔로워가 많은 오피니언 리더의 경우, 자신들의 의견이 기사화되리라는 것을 미리 염두에 두고 이를 이용한다"며 "언론 매체들이 예전에는 이런것들은 뉴스의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요즘은 그대로 다 보도한다"고 분석했다.

 일부 유명인들의 1인 미디어에 언론이 휘둘리면서 사적 영역인 SNS가 공적인 영역으로 확장됐다는 지적이다.

 그는 "SNS 자체는 사적인 영역일지는 몰라도 사회 전체적인 파문을 불러오기 때문에 윤리성을 생각해 보아야 할 때가 왔다"며 "특히 대중 매체가 SNS의 내용을 다루는 데 있어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언론의 역할을 강조했다.

 ◇화려함 이면의 억눌린 욕구 SNS로 방출 = 수십만에 이르는 팔로워를 거느린 연예인의 SNS는 당연히 그 파급력도 '메가톤' 급이다. 당사자도 이를 잘 알고 있을 터.

 그렇다면 연예인들은 왜 위험을 무릅쓰고 SNS를 찾는 것일까.

 심영섭 대구 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연예인들은 언론이 아닌 자신만의 소통 창구를 가지고 싶어하는 욕구가 크다"며 "제3자의 눈이나 왜곡을 피해 직설적으로 감정을 배출하고 싶은 욕망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연예인도 일반인과 똑같다"며 "개인적인 소소한 일상을 나누거나 동료들과 팔로워 수를 비교하고 싶어한다"고 짚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이면에 억눌린 소통에 대한 욕구가 SNS를 통해 분출된다는설명이다.

 ◇'양날의 칼' SNS, 가슴 졸이는 소속사 = 연예인들의 SNS가 잇단 논란에 휩싸이면서 이들을 관리하는 소속사의 고민도 깊다.

 '1인 미디어' 시대를 맞아 SNS 만큼 효과적인 홍보 수단도 없기 때문.

 소속사 입장에서는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전 세계 팬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SNS는 매력적이다.

 '강남스타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인기몰이 중인 가수 싸이가 대표적인 경우.

 케이티 페리, 티페인 등 해외 유명 가수들이 트위터를 통해 싸이를 언급하면서 싸이의 주가도 덩달아 치솟았다.

 한 연예기획사 홍보 담당자는 "SNS는 해외 홍보나 팬들에게 파급력이 커서 효율적인 홍보수단"이라면서도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이 교차하는 공간이다 보니 예민한 부분이 있다"고 짚었다.

 그러다 보니 소속 연예인의 나이가 어리면 기획사 차원에서 'SNS 교육'을 실시하기도 한다.

 한 아이돌 연예 기획사 이사는 "SNS를 홍보 목적으로 잘 사용하면 한류 확산에 도움이 된다"면서도 "자제를 못하면 걷잡을 수 없게 돼 사태가 수습이 안 된다. 기획사 입장에서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소속 연예인들에게 늘 주의를 시킨다"며 "간단한 인사나 감사를 전하는 수준으로만 SNS를 사용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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