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진성면 월저마을 문헌·족보 영구 위탁
월정마을 이안계(里案契) 회원들이 영구 위탁한 문화재는 월정마을 주민들이 임진왜란 직후인 1606년부터 1732년까지 실시한 마을의 계회와 관련한 역사기록인 ‘동안(洞案)’과 이 마을에 사는 10개 문중의 족보 등 20여 점이다.
이 마을은 각종 전란으로부터 마을과 문중의 역사를 지켜내기 위해 마을 앞 자연석 바위에 구멍을 파고, 그 속에 동안과 족보를 비밀리에 숨겨 보관했다. 이 바위를 ‘장암(藏巖)’이라고 불렀다. 30년에 한번씩 음력 3월 3일 각 문중 대표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 자료를 꺼내어 보존 상태를 살피고, 동안과 족보를 새로 만들어 다시 바위 속에 넣어 보관하기를 현재까지 반복하여 왔다.
일부 가문에서 높은 절벽 중간에 구멍을 뚫어 문헌과 족보를 보관한 사례는 전해오지만, 이 마을처럼 바위 속에 마을의 역사를 보관한 사례는 전국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다.
이안계 정종화 대표는 “우리 마을 400년 역사 기록을 바위 속에 계속 보관하는 것보다 경상대학교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고문헌 전문 도서관인 문천각에 영구 위탁하여 보존하고, 대학에서 학술ㆍ교육용 자료로 활용되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해, 마을의 역사기록과 족보 일체를 경상대학교 도서관에 영구 위탁하게 됐다”고 위탁 경위를 설명했다.
임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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