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사천호 이끌 통합관리시스템 절실
관광 사천호 이끌 통합관리시스템 절실
  • 이웅재
  • 승인 2012.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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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재 (취재2부 차장)

지난달 25일 심상정 통합진보당 원내대표가 희망의 돛을 달고 먼 바다를 항해하고 있는 ‘관광사천호(號)’에 재를 뿌렸다. ‘불꺼진 항구’로 표현되는 지역경제의 참담한 현실을 벗어나려는 지방 소도시 사천의 신성장 동력산업인 ‘삼천포해상케이블카 사업’에 정부의 재검토 운운하며 딴죽을 걸고 나선 것이다.

심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사천시 삼천포해상케이블카 사업에 대해 “국립공원 케이블카 경제성 분석에 자연파괴와 경관훼손 비용을 누락시키고 사업을 추진했다. 누락된 환경훼손 비용을 포함시키면 해당 사업은 경제성 없는 사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심 의원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환경훼손 비용 등을 누락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삼천포해상케이블카 건설계획을 재검토하라”고 주장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심 의원이 정부 사업을 따질 수는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최고의 전문가 집단이 많은 시간을 들여 조사하고 승인한 삼천포해상케이블카 사업을 특정하며 재검토하라는 것은 전문성과 타당성, 적절성을 따지기 이전에 사천시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행위에 다름없다. 심 의원 발언에 정부를 혼내겠다는 저의가 깔려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이번 삼천포해상케이블카 재검토 운운은 사천시민이 용납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섰다고 본다.

심 의원도 심 의원이지만 사천시청 공무원들의 이후 대응을 보면 참으로 한심하다. 심 의원 발언 뒷날인 26일 사천시는 간부회의에서 이 문제를 언급하며 대응 수위를 논의했으나 ‘일고의 가치도 없는 발언인만큼 무시하는 차원에서 일절 대응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과연 그런가? 국회의원이, 그것도 해당사업에 제동걸 수 있는 상임위 소속 국회의원이 특정 사안을 꼬집으며 재검토하라고 정부부처에 지시한 것이 일고의 가치도 없는 발언인가. 이와 같은 유사 발언이 또 없을 거라 누가 장담할 수 있는 가. 타지역 범부의 한마디에도 그렇지 않다고 애써 해명해야 하는 것이 지금 사천시의 입장이다. 그런데도 명색이 간부공무원들이 모여 ‘무대응’ 이라니….

건드려서 시끄러울지라도 따질 것은 따져야 하고, 엄중항의로 사천시민의 명확한 의지를 보여야 다음 일도 잘할 수 있다는 것이 다수 시민의 입장이다. 감정적 대응이 아닌 정당한 항의는 매순간 필요하다. 삼천포해상케이블카 사업은 사천시 경제회생의 주춧돌을 놓는 중대 사안이다. 이번 일이 사천시 관광정책의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사천시는 해양과 항공이 아우러진 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첨단항공산업을 기반으로 한 산업도시와 수려한 해양자원을 활용한 관광도시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한데 사천시 일련의 관광정책을 보면 다수 정책이 개별적으로 추진되면서 부서별로 따로 논다는 느낌이다. 전체를 궤뚫는 혜안으로 사업을 이끌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눈앞 미봉책에 급급한 모양새가 종종 비친다. 실제 삼천포해상케이블카 사업의 기본중에 기본인 정류장 입지에 대한 조치만 봐도 문제가 많다. 사유지가 대부분인 초양도에 상가 건물이 들어서고 있건만 사천시의 대응은 ‘도시계획시설결정에 따라 추가적인 확장을 제한하겠다’는 정도의 미봉책에 불과하다. 또, 매년 피서객이 급감하고 있는 남일대해수욕장도 대책없어 보이긴 마찬가지. 피서객 감소 원인분석과 대응책 마련에 진력을 다해도 모자랄 판에 업무가 문화관광과에서 해양수산과로 이관됐다. ‘그늘없는 피서지’로 전락한 남일대해수욕장에 피서객 외면은 당연한 현실이다. 한데 사천시는 누가 제대로 일할 수 있는지 조차 모르는 듯 싶다. 사천시 관광행정이 탁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동안 사천시민의 살림살이는 더욱 더 주름지고 있다.

비토관광지 개발과 삼천포해상케이블카 설치, 사천의 대표음식 선정, 남일대해수욕장 활성화 등 ‘외지인 불러 들여 살림살이 펴겠다’는 사천시의 노림수가 적중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행정의 특성상 개별부서의 활동이 전체적인 효율을 저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진단과 처방이 따로 놀면 약발이 듣지 않는다. 통합적인 사고로 전체를 이끄는 관리시스템에 대한 고찰이 지금 사천시에 필요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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