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볼라벤, 식탁 위로 다시 분다
태풍 볼라벤, 식탁 위로 다시 분다
  • 강진성
  • 승인 2012.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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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채류 오름세 지속…장보기 무서운 물가 상승

▲29일 농산물 유입이 떨어지면서 대부분 과일이 오름세를 보였다. 진주 초전동 소재 진주시농산물도매시장은 평소보다 출하물량이 급격하게 줄어든데다 손님마저 눈에 띄게 감소해 한산한 모습이다. 오태인 기자

 

태풍 볼라벤 여파로 과일과 채소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경남지역의 경우 사과나 배 등 낙과피해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수급불균형에 따른 잠재적 가격인상요인이 예고돼 추석앞 장바구니 물가에 타격이 예상된다.

또 채소류도 태풍으로 출하량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덩달아 물가인상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따라 농산물도매시장은 경매물량이 뚝 떨어져 예년보다 한산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고 소비자들도 오른 가격에 가슴을 쓸어내리며 발길을 돌리고 있다.

29일 진주시 초전동 소재 농산물 도매시장에 따르면 최근 과일값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태풍 볼라벤의 여파로 낙과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수급불균형에 따른 가격상승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경매된 사과 물량은 2.9t으로 태풍이 오기전인 지난 27일 22.2t의 13%, 28일 6.5t의 44% 수준으로 떨어졌다.

배 역시 공급량이 큰 폭으로 줄었다. 29일 2.5t이 공급된 배는 27일 11.8t, 28일 6.8t과 비교해 봐도 물량공급이 저조한 것을 체감할 수 있다. 배는 낙과피해가 많아 당분간 출하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진주시농업기술센터 자료에 따르면 진주지역 배 낙과 피해면적은 441㏊에 달했다. 특히 가장 많은 배 면적을 보유한 문산은 186㏊로 피해가 컸다.

복숭아 역시 지난 27일보다 1/3로 크게 줄면서 가격이 뛰었다.

설상가상 태풍 ‘덴빈’이 30일 경남지역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예보가 있어 이번주 내내 과일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입된 물량이 줄면서 이날 가격 상승폭도 컸다.

도매시장 기준 3만4000원에 판매되던 배 1상자(15kg 특품)가격은 3만 8000원, 사과 1박스(12kg)는 5만원선에 거래됐다. 1만원에 판매되던 복숭아도 1박스(4.5kg) 1만3000원에 거래되면서 전체적으로 4000~5000원 정도 가격이 올랐다. 사과와 배는 당분간 공급량이 모자라 가격이 이보다 더 뛸 가능성도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한창 열기를 띄어야 할 경매시간에 도매시장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원예농협 공판장의 경우 줄어든 물량에 평소 3시간 가량 걸리던 경매시장이 한시간만에 마감됐다.

평소보다 절반이상 손님이 줄었고 오른 가격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손님도 눈에 띄었다.

진주시농산물 도매시장을 찾은 문모씨(37·진주시 초전동)는 “즐겨먹는 과일가격이 태풍 때문인지 많이 올랐다”며 “계속 오르면 과일 소비를 줄여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채소가격은 과일 보다 더 큰 폭으로 뛰었다. 특히 폭염으로 급등했던 상추값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일주일 전 1만8000원에 경매됐던 상추 1박스(4kg) 값은 7만원에 낙찰됐다. 일주일만에 4배 가까이 올라 식탁에서 찾아보기 더 어렵게 됐다.

박신동 진주원예농협경매사는 “오늘 거래된 상추가격은 최근 5년새 최고가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는 “상추가 많이 나는 전북 장수 지역이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크게 오른 상추값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개학에 들어간 학교의 급식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가격이 더 뛸 수도 있다”고 전했다.

애호박도 일주일 전 1박스(8kg) 2만원에 거래되던 것이 이날 5만6000원으로 3배 가까이 올랐다.

이날 창원시농산물도매시장도 채소의 경우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 28일과 29일 애호박(8㎏)의 경매가격이 4만~5만원으로 태풍이 닥치기 전인 2~3일 전보다 25% 이상 뛰었다. 또 고추(10㎏ 기준)는 3만5000~4만원에서 5만~5만5000원으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추석을 한달여 앞둔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 불안은 커지는 상황이다.

강복원 진주원예농협공판장장은 “이번 태풍의 영향으로 과일값과 엽채류 등이 오르고 있지만 추석까지 영향이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지금 올라오고 있는 태풍 '덴빈'의 피해 여부에 따라서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강진성기자·정원경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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