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호 태풍 ‘볼라벤’의 전국적인 후폭풍이 만만찮다. 경남지역도 폭우를 동반한 강풍으로 농산물 피해가 엄청나다. 여름 폭염에 뒤이은 초대형 태풍 여파로 추석을 앞두고 식탁물가가 더욱 불안한 모습이다.
경남도는 지난 29일 현재 농작물 피해면적이 낙과 1677㏊, 벼 쓰러짐 166㏊ 등 1844㏊에 이른다고 밝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또 다른 태풍 ‘덴빈’의 영향으로 추가적인 피해가 우려돼 걱정이 앞선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근 과일값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태풍 ‘볼라벤’의 여파로 사과·배 등 낙과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수급 불균형에 따른 가격상승이 이어질 전망이라는 게 진주시 농산물 도매시장 관계자의 분석이다. 상추·호박 등 채소류 피해도 심각하다. 특히 상추의 경우 연일 고공행진으로 돼지고기 값의 4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가 태풍 ‘볼라벤’으로 인한 농산물 가격인상을 막기 위해 농산물 수급안정에 팔을 걷어붙였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9일 주형환 재정부 차관보 주재로 ‘물가안정 책임관회의’를 열고 태풍으로 인한 농산물 수급불안 해소방안을 논의했다.
사실 농정당국은 그동안 이상기후로 인해 물가가 급등하는 상황이 빚어질 때마다 그 대응책은 땜질식이었다. 비축물량을 방출한다든가 긴급 수입 등으로 그때그때 위기를 넘겨 왔다. 일시적인 처방이 아닌 근본적이고 항구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피해농가 지원을 위해 생계구호금, 재난복구비, 재해보험금 등도 조속히 지원하는 한편 농·수·축산물 수급안정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것이 농업인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추석물가 상승도 억제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