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현장으로 옮기는 하동 호국충혼탑
역사의 현장으로 옮기는 하동 호국충혼탑
  • 여명식
  • 승인 2012.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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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식 (서부지역본부장)

하동군이 현재 하동공원 한쪽 귀퉁이에 있는 충혼탑을 6·25 전쟁 당시 육군참모총장을 두 번이나 역임한 채병덕 장군과 이름을 알 수 없는 국군 1개 중대병력 그리고 313명의 미군이 전사한 하동군 적량면 동산리 산 251-1번지 일원, 즉 6·25 당시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던 역사의 현장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군은 적량면 동산리 산 251-1번지 일원의 군유지 3365㎡와 국유지 5100㎡ 등 총 8465㎡ 부지에 충혼탑과 봉안각, 홍보관 등을 건립하고 나머지 부지는 공원을 조성해 청소년들의 안보교육장으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이는 민족과 나라를 위해 자신의 한목숨을 기꺼이 바친 애국지사와 호국영령에게 후세를 살고 있는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예우로써 군의 결정을 전폭적으로 환영한다.

현재 하동공원에 있는 충혼탑은 1971년 8월 10일 건립돼 애국지사 2명, 군인 589명, 경찰 44명, 한청기동대원 82명 등 757위의 영령을 모신 이후 40여 년이 넘는 세월이 지났다.

그러나 충혼탑이 건립된 이후 산천이 4번이나 바뀌는 세월이 지나면서 건물은 노후되고 장소마저 협소해 보훈단체와 안보단체 회원 그리고 뜻 있는 군민들의 불만이 컸다. 특히 현재 하동공원 내 충혼탑은 495㎡(약 150평)의 협소한 부지에 건립돼 다른 지역 충혼탑과 견줄 경우 홀대를 받고 있는 것은 물론 진입도로마저 1차로에 협소하고 가팔라서 행사라도 한번 치를 경우엔 연세 많은 보훈단체 회원과 6·25와 월남전 참전 국가유공자들이 충혼탑까지 올라가는 고충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거기다 호국영령을 위로하는 봉안각 기둥이 ∧형으로 만들어져 있어 마치 일본의 합장촌을 연상시키는데다 충혼탑과 봉안각이 속된 말로 따로국밥으로 세워져 봉안각 쪽에선 충혼탑을 볼 수 없고, 충혼탑 쪽에선 봉안각을 볼 수 없어 호국영령들에 대한 예우가 아니라는 여론이 빗발쳤다. 이에 전몰유족회, 전몰미망인회, 상이군경회 등 보훈단체와 안보단체 회원들이 충혼탑 이전을 건의하고 군에서도 이전의 필요성을 절감해 마침내 호국충혼탑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 2차에 걸친 위원회를 갖고 이전장소를 역사의 현장으로 정했다.

하동군은 충혼탑을 이전하기에 앞서 경남도내 인근 지역의 충혼탑 현황을 알기 위해 함안군, 밀양시, 진주시, 사천시, 거창군 등지를 둘러봤는데 이들 지역의 충혼탑 규모에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즉 함안군의 경우 지난 2006년 1만4770㎡ 부지에 7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하고, 밀양시는 2009년 1만4800㎡ 부지에 31억9700만 원, 사천시는 2011년 1만3002㎡ 부지에 40억 원, 거창군은 2011년 4750㎡ 부지에 40억 원을 투입해 각각 반듯한 호국공원을 만들어 놓고 호국영령을 위로하고 있다는 것.

충혼탑이 이전할 적량면 동산리 산 251-번지 일원은 6·25 전쟁 당시 북한군의 진주방면 진입을 저지하기 위해 국군과 미군 등이 북한군과 격렬한 전투를 벌였던 역사의 현장이다. 특히 전쟁 발발 한 달 만에 하동이 함락되고 이어 이틀 후인 7월 27일 이곳 계동전투에서 육군참모총장을 두 번이나 역임했던 채병덕 영남지구 관구편성사령관과 채 장군을 수행했던 무명의 국군 1개 중대병력 그리고 미 제24사단 제19연대 제3대대(대대장 못디 중령)예하병력 313명이 하루 만에 모두 전사할 정도로 격렬한 전투가 치러졌던 곳이다.

충혼탑이 옮겨 갈 곳은 육군본부 전사(戰史)에도 나와 있을 만큼 많은 병력이 전사한 곳이란 점을 명심해 타 지역 충혼탑에 버금가는 호국충혼 공원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충혼탑을 옮기는데 대해 몇몇 인사들이 이런저런 말들을 하고 있다는데 이는 한목숨 바쳐 조국의 산하를 지켜낸 호국영령에 대한 예우가 아니다. 내 한목숨 바쳐 가면서 나라를 지킨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는 전 군민이 한마음으로 뭉쳐 호국영령들에 대한 예우에 걸맞은 호국충혼공원을 조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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