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으로 가는 길, 농촌 학교가 뜬다 <1>
대학으로 가는 길, 농촌 학교가 뜬다 <1>
  • 임명진
  • 승인 2012.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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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에 부는 교육 열기

▲2013학년도 대학수학능력평가를 앞두고 고3교실에서 학생들이 진지하게 수업을 듣고 있다. 오태인기자

2012학년도 수능 성적 분석결과, 도내에서는 상대적으로 농촌 지역의 학교가 크게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지역 학교는 인구 감소로 인한 공동화 현상, 열악한 교육환경 등으로 단위 학교들의 정원미달 등 존립 자체가 어렵다고 인식돼 왔다. 그런데 농촌 학교에 대한 인식이 서서히 바뀌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일부 농촌 학교는 이같은 분위기를 활용해 신흥 명문 학교로 거듭나고 있다./편집자 주

 

◇대입수능 성적에서 드러난 경남=

2009년 법원 판결로 대학 수능 성적 결과가 공개되면서 매년 학력신장 논쟁이 반복되고 있다. 수능성적에서 드러난 경남교육의 현 주소는 가히 좋지 않다.

경남의 고3수험생들이 매년 수능에서 전국 평균을 밑도는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공개한 2012학년도 수능성적 결과를 분석해 보면, 경남은 언어, 수리 ‘가’, 수리 ‘나’, 외국어 영역 등 4개 전 영역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전국 16개 시·도별 순위를 매기면 경남은 전 영역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영역별 표준점수에서 경남은 수리 ‘나’를 제외하고는 언어, 수리 가, 외국어 영역에서 전국 평균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리 ‘나’는 평균 99.8점을 얻어 전국 16개 시·도 평균 99.7 을 간신히 웃돌았지만, 언어 99.0(전체 평균 100.1), 수리 가 96.6(전체 평균 100.1), 외국어 98.3(전체 평균99.7) 등 나머지 영역은 전국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

전국 16개 시·도별 수능 응시자 수가 천차만별 다르다는 점에서, ‘수시’도 있기 때문에 단순히 수능 성적만 놓고 시도별 학력 순위를 단순 비교 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수 있다.

경남은 2012학년도 수능 시험에 도내 128개 학교, 응시자는 2만 9463명을 대상으로 수능시험 성적을 조사했다. 수능 전 영역에서 표준점수가 가장 높은 제주도의 경우 2012학년도 대학 수능 시험에 응시한 학생 수는 고작 4850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경남은, 응시자수가 월등히 많은 경기와 서울, 엇비슷한 부산과 비교해 보더라도 이들 지역에 비해 표준점수에서 떨어진다.

응시자수가 10만3933명으로 가장 많은 경기도의 경우, 언어 99.0, 수리 가 101.9, 수리 나 98.0, 외국어 98.4 로 수능 전 영역에서 경남과 비교해 표준점수가 엇비슷하거나 높다.

전국 두 번째로 응시자 수가 많은 서울(9만1476명)도 언어 99.5, 수리 가 102.3, 수리 나 99.4, 외국어 100.2로 경남보다 전체적으로 높고, 부산(응시자 수 3만1243명)도 언어 102.8, 수리 가 103.3, 수리 나 102.7, 외국어 102.0으로 전 영역에 걸쳐 경남에 표준점수에서 앞서 있다.

경남보다 응시자 수가 3000여 명 가량 적은 대구(2만6120명)도 언어 102.9, 수리 가 102.5, 수리 나 102.5, 외국어 102.5로 표준점수에서 앞서 있는 형국이다.

응시자 수가 2만 명이 넘는 경기, 서울, 인천, 대구, 경북 중 수능 표준점수 평균이 경남보다 낮은 곳은 언어, 수리 나, 외국어 영역에서 전국 최하위를 기록한 인천 뿐이다.

◇학력 저하 요인은=

경남지역 학업 성적 우수자의 타지역 유출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2010년 중학교 졸업자 가운데 우수 인재 상위 10% 이내 학생 중 3%가 다른 시·도 학교로 진학하고 있으며 대부분 자율고, 영재학교, 특목고 등으로 진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 시도 진학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통영으로 상위 10% 학생 가운데, 5.84% 나 된다. 창원 진해구 4.23%, 창원 성산구·의창구 3.73%, 김해 3.20%, 양산 2.32% 진주 1.92% 순으로 나타났다.

학업 우수자의 이같은 인재 유출은 곧바로 학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도교육청의 분석이다.

그밖에 진학지도 우수 교사들이 평준화 지역 일반고교 근무를 기피하는 현상도 학력저하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내 농어촌 지역 학교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무장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 학교는 농어촌 지역 학교는 각종 지원사업 강화와 해당 학교의 자구적인 노력이 더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이들 농어촌 지역 학교의 성장은 해당 지역의 교육산업에 대한 투자와 맞물려 새로운 지역활성화의 대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농어촌에 부는 교육열기=

학부모와 학생의 관심은 단연 대학 진학이다. 최근들어 과거 명문 학교로 이름을 떨친 학교들의 위상이 예전같지 않다. 대신 특색을 갖춘 농어촌 지역 학교들이 서서히 학부모와 학생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 학교들은 자율형 공립고, 기숙형공립고, 자기주도학습전형 등 다양한 고교 유형과 고입전형 방법으로 새로운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과거 명문 학교를 찾아 도시로 몰렸던 우수 인재들이 이제는 농어촌 학교로 진학하고 있다.

또한 도시에서도 점차 타지로 우수 인재들이 몰려가고 있다. 인재유출이 과거 ‘농촌->도시’ 에서 ‘도시->농촌’으로 역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처럼 농어촌 학교에 대한 학부모의 선호도가 점차 바뀌어 가면서 자구적인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학교들이 늘고 있다. 특히 기숙형 공립고, 자율형공립고, 자기주도학습전형 등을 희망하는 학교가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해당 지자체의 노력도 가미됐다. 농어촌 학교의 선전은 해당 지자체의 새로운 지역 활성화 대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해당 지자체의 우수 인재 유치 등의 아낌없는 투자와 교육당국의 장기 플랜으로 새로운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다.

임명진기자

 

※이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 사업비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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