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던 마음 묶어두고
테트라포드 방파제에 누워 꿈을 꾼다
별 두 개 내려와 빛나는 밤
-조영래 <여름밤의 꿈>
정말 한여름 밤의 꿈이다. 영화의 한 장면 같기도 하고. 그럴 것 같다. 천상의 두 별이 지상에 내려와 잠시 인간의 몸을 입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아니면 태초의 아담과 이브인 듯. 밤하늘에 빛나는 두 개의 별이 지상의 두 별을 바라보고 있다. 날로 흉포한 뉴스가 지상을 뒤덮는 가운데도 이런 생취(生趣)를 느끼게 하는 풍경들이 있어 그나마 견디는 것 아닌가.
/이상옥, 창신대학 문예창작과 교수
저작권자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