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으로 가는 길, 농촌 학교가 뜬다 <2>
대학으로 가는 길, 농촌 학교가 뜬다 <2>
  • 임명진
  • 승인 2012.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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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나는 농촌교육

▲사진=산청군은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해 2008년 설립한 공립학숙인 산청 우정학사.
2012년 대학 수능 분석 결과, 전국 도시와 농촌 간에 성적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농어촌 지역의 성적 향상 추세는 2010년 부터 꾸준히 지속되고 있는데, 특히 군 단위 지역에서 이같은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어촌 지역 성적 향상 추세=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공개한 2012학년도 대학 수능 성적을 분석해 보면, 전국적으로 도·농간 성적 차이는 수리 ‘가’영역을 제외하고는 모두 감소했다.

언어영역의 예를 들어보면, 도농 간 평균점수 차이가 2010년 8.8점에서 2011년 7.8점, 2012년의 경우 7.3 점으로 격차가 줄고 있다.

학업성적 우수자의 상위 비율을 뜻하는 수능 1, 2등급 비율 차이도 언어 영역에서는 2010년 5.5이던 것이 2012년에는 3.6으로 차이가 줄었다.

농어촌 지역의 성적 향상 추세는 군 지역에서 주도하고 있다.

표준점수 평균 향상 상위 30개 시군구에 1개 영역 이상 포함된 61개 지역 중 군 지역은 45곳(73.8%)이다. 나머지는 구 지역 6곳, 시 지역 10곳이다.

또한 1, 2등급 비율 향상 상위 30개 시·군·구에 1개 영역 이상 포함된 65개 지역 중 ‘군’ 지역은 39곳으로 가장 많고, 마찬가지로 하위등급 8, 9등급 비율 감소 상위 30개 시·군·구에서도 대상 65개 지역 중 ‘군’ 지역이 52곳이나 차지한다.

◇도내 농어촌 지자체 학력 향상 뚜렷=도내 농촌 지역도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다. 거창군은 전 영역에 걸쳐 수능 표준점수 평균이 전국 상위 30개 시·군·구에 포함됐다.

함양군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함양군은 언어, 수리 나, 외국어 영역 등 3개 항목에서 30개 시군구에 진입했다.

지난 해 언어 영역에서 29위에 오른 함양군은 2012년 수능 분석 결과 수리 나, 외국어 영역에서 크게 약진했다.

함양군은 수리 가에서도 상위 30곳에 포함됐지만 응시자 수가 30명 미만이어서 아깝게 순위에서 제외 됐다.

도내 농촌 지역의 약진은 수능 상위 1, 2등급 비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거창군은 전국적으로 2012년도 수능에서 언어(16위), 수리 나(15위), 외국어 영역(14위) 등 3개 영역에서 1, 2등급 비율이 높은 상위 30개 시군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거창군은 언어 영역과 수리 나에서 2년 연속 1, 2등급 비율이 증가했다.

함양군도 언어 영역(18위)에서 1,2등급 비율이 높았으며 창녕군도 언어(24위), 외국어(25위) 영역에서 상위 등급 비율이 높았다.

산청군은 수능 전 영역에서 표준점수 평균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산청군은 외국어 영역에서 하위등급(8,9등급) 비율이 2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 학교가 뜬다=이들 농어촌 지역은 표집단위와 규모 등의 여러 면에서 단순히 수능 성적 비교 분석만으로 객관적이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위상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농어촌 지역의 눈부신 교육 성과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무엇보다 농어촌 지역에 불고 있는 교육열기를 빼놓을 수 없다. 산청군은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해 2008년 설립한 공립학숙인 산청 우정학사의 개원 4년 만에 서울대 등 소위 수도권 대학 진학(2012학년도 19명)이 3배 가량 늘어 났다.

산청군은 초중고 29개 학교가 소재해 있는데, 그동안 자녀 교육을 위해 인근 진주시 등으로 초등학교 때부터 전학가는 사례가 빈번했다. 하지만 산청군이 우정학사 개원과 맞물려 산청군 장학회를 설립, 지역 학생을 대상으로 장학사업을 대폭 강화하면서 상황이 역전되고 있다.

산청지역 중학생의 지역 내 고등학교 진학률이 2008학년 66.5%이던 것이 2012학년도 76.2%로 껑충 올랐다.

산청지역 중학교 3학년 중 성적 상위 10%내 학생의 경우 2012학년도 100% 산청지역 고등학교로 진학했다.

산청군 교육협력담당 고현숙 계장은 “군 차원에서 교육여건 개선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군 단위 지자체의 실정이 비슷하다 보니 자구책으로 교육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우정학사 건립 등으로 우수 인재의 역외 유출이 확연히 줄었고, 오히려 귀농인구 증가 등 인구유입 효과도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산청군은 올해 지방세 수입(119억)의 13%를 교육경비로 지원하고 있으며 매년 확대하고 있다.

산청군의 사례에서 살펴 보았듯이 도내 함양, 하동, 남해 등 군 단위 농촌 지자체들은 장학회 설립 등 교육여건 개선에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다.

함안군의 경우 올해부터 지역학교 살리기 사업 추진에 나서 관내 함안고, 칠원고등학교에 연간 5억씩 재정 지원을 하는 명문고 육성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함안군 교육진흥담당 심은숙 주무관은 “현재 함안군 장학재단 외에 굵직한 개인법인 장학회가 3개나 운영되고 있다. 초·중·고 학생은 물론 대학생까지 확대·지원하고 있으며 지역인재 육성에 큰 관심을 쏟고 해마다 교육투자를 늘려 나가면서 그 성과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와 학생의 관심은 단연 대학 진학이다. 최근들어 과거 도시에서 명문 학교로 이름을 떨친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학교들의 위상이 예전같지 않다. 대신 특색을 갖춘 농어촌 지역 학교들이 서서히 학부모와 학생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임명진기자 

※이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 사업비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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