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흉취길(避凶取吉)
“아이고 내 팔자야, 팔자 좀 고칠 수 없나” 가장 흔히 듣는 말이다. 운명은 결정되어 있기에 바꿀 수 없는가, 아니면 바꿀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인도철학논쟁꺼리 중 하나이다. 이 중 인중유과(因中有果)는 사주팔자를 바꿀 수 없다는 관점이다. 어떤 원인(因)안에 이미 결과가 들어 있기에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좋은 말과 행동은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나쁜 말과 행동은 반드시 나쁜 결과를 가져온다는 인과론이다. 반면 인중무과(因中無果)는 꼭 결과가 원인을 따르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사람의 자유의지나 노력으로 얼마든지 팔자를 바꿀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절충안으로 자연의 수학적 원리(운 80%, 노력 20%), 운칠기삼(運七技三, 운 70% 노력 30%) 등 다양한 말들도 생겨난다. 결론적으로 팔자는 고칠 수 없다. 다만 팔자를 잘 이용하고 조절할 수는 있다. 먹는 것, 운동하는 것, 대인관계로써 팔자를 조절할 수는 있다. 숙명(宿命)은 내가 태어나 죽는 것이기에 나로서는 어쩔 수 없다, 천명(天命)도 부모와 자식의 관계로서 그 역시 나로서는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운명(運命)은 나의 의지가 어느 정도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의 팔자를 잘 알아야 한다.
둘째, 좋은 일을 하는 것이다. 즉 적선(積善)이다. 적선은 베푸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이다. 베푸는 것은 넉넉한 사람이 없는 사람에게 주는 것이라면, 나누는 것은 나도 어렵지만 어려운 지경에서도 내 것을 나누어 필요한 이들에게 주는 것이다. 석가모니의 무재칠시(無財七施)는 단순히 상징적인 말씀이 아니라 실제로 팔자를 고치는 효험력(效驗力)이다. 하여 나누는 것은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따지고 보면 나를 위한 것이다.
셋째, 바짝 엎드려 있는 것이다. 죽은 듯이 자기를 드러내지 않고 숨만 꼴딱이는 것이다. 운이 좋지 않을 경우에는 엎드려 있는 것이 최상이다. 나쁜 운 때는 저승사자가 심심하여 긴 작대기로 휘휘 휘두르는 때에 비유할 수 있다. 이 작대기에 걸려들지 않도록 바짝 엎드려 있어야 한다. 평생토록 엎드려 있어야 하는 사람도 있다. 종교가들이다. 엎드려서 할 수 있는 길(吉)한 방법은 기도하고, 공부하고, 독서하고, 좋은 선생님을 찾아서 도란도란 이야기 하는 것이다.
넷째, 하늘관청(교회, 절, 성당)에서 봉사하거나 숨어 지낸다. 저승사자는 하늘관청에서는 맥을 못 춘다. 하늘관청에서는 절대로 흐린(濁) 마음과 행동을 하여서는 안 된다.
다섯째, 자기 명의를 드러내지 않거나, 자기명의의 집을 사지 않거나, 주소지를 둘로 하거나, 자기의 초상영정을 여러 개 만들어 벽에 걸어 놓거나, 운이 돌아 올 때까지 부부가 얼마 동안 떨어져 생활하거나, 계곡과 산으로 숨거나 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우울증 정신병 마음병 토기(土氣)가 충을 맞아 흘러내리는 사람은 바닷가나 호숫가가 좋지 않다.
여섯째, 운세 좋은 사람. 또는 운세 좋은 때의 사람과 같이 다니기 등의 방식이 있다.
어떻든 흉한 것은 피하고((避凶) 좋은 것은 가지고 싶은 것(取吉)이 사람들의 보통 마음이려니 싶어, 팔자는 고칠 수 없지만 알아서 대처 할 수는 있으니, 이렇게 몇 가지 방책들을 제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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