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비 보다 더 부담"…직접 간병 나서기도
과도한 병원비 지출로 빈곤에 허덕이는 ‘메디푸어’. 최근 노인환자의 간병비가 늘면서 의료비 지출을 가중시키고 있다.
독일, 일본 등 대다수 OECD 국가의 경우 간병비용은 병원의 기본 입원 서비스에 포함돼 있으며 그 비용은 의료보험 지원을 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간병비는 직접적인 의료행위가 아닌 것으로 간주돼 환자가 전액 부담하고 있다.
공동간병비의 경우 1개월에 30만원 안팎이지만 개인간병인을 둘 경우 1일 7만원 이상을 지불해야 하는 형편이다. 이렇다보니 ‘병원비보다 간병비가 무섭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맞벌이를 하는 이모(44)씨는 최근 뇌졸중으로 쓰러진 아버지의 간병비를 대느라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씨는 “입원비와 간병비만 80만 원인데 진료비와 약값을 더하면 백만원이 넘는다 ”며 “간병비가 들어갈 수밖에 없는데 보험이 안된다니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비 때문에 생활비를 줄였다. 언제까지 이래야하나 막막하다”고 전했다.
본보 확인결과 경남지역 요양병원의 ‘공동 간병인 비용’은 6인실 1일 기준으로 1~2만 원 선이다. 병원 5곳을 확인한 결과 병원비 외에 간병비를 의무적으로 받거나 병원비에 포함시키고 있다. A병원은 “환자 증세에 따라 입원비가 책정되고 별개로 한 달에 30만원을 간병비로 받고 있다”고 답했다. B병원 역시 “공동 간병인 비용은 월 입원료에 포함돼 있다”고 답했다.
한 요양원 관계자는 “아무래도 요양병원은 간병비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형편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요양시설로 가는 분도 있다”고 말했다.
요양병원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정옥녀(42)씨는 “공동간병이든 개인간병이든 개인이 전적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 문제다. 2008년부터는 장기요양보험이 생겨 정부 지원을 받고 있지만 병원에 입원한 경우 적용이 안돼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준현 건강세상 네트워크 환자권리팀장은 “최근 간병비를 부담할 수 없어 환자가족이 일을 그만두는 경우도 있다. 가정경제를 위해서라도 정부에서 지원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보험공단은 간병이 의료행위냐 아니냐를 따질 것이 아니라 환자에게 얼마나 부담되고 있는지 인식해야 한다. 비용부담이 큰 항목은 보험급여가 될 수 있도록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진성기자·정원경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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