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란지교를 꿈꾸며
지란지교를 꿈꾸며
  • 정만석
  • 승인 2012.09.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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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관련해 서울대 법대 86학번 동기 금태섭 정준길간 이전투구가 볼썽 사납다. 대한민국 최고의 엘리트 과정을 거친 이들의 엇갈린 우정앞에 국민들의 정서마져 흔들리고 있다. 모시는 주군(?)이 다르다고 해서 우정까지 흔들려서야 되겠는가? 대학때부터 키워왔던 25년 우정이 단 1시간만에 정적(政敵)으로 변해버린 이들을 보며 씁쓸하다는 생각을 지울수 없다.

▶명심보감‘교우(交友)’편에 공자(孔子)는 "선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지초와 난초가 있는 방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아서 오래되면 향기를 맡지 못하니, 그 향기에 동화되기 때문이다(생락)”라고 말했다. 벗을 사귈 때는 지초와 난초처럼 향기롭고 맑은 사귐을 가지라는 뜻의 지란지교는 여기에서 유래된 성어다.

▶유안진은 ‘지란지교를 꿈구며’에서 악의없이 남의 이야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를 꼭 만들고 싶어했다. 조폭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친구’에서 조차 “우리 친구아이가. 친구끼리 미안한거 없다”라며 진실된 우정을 그려내고 있다. 툭 터놓고 까 놓을 수 있는 그런 친구.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는 그런친구. 금태섭 정준길은 그래서 쪽(?)팔리는 친구사이다.

▶“절친이네”, “아니네”따져드는 모습이 더 부끄럽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이들의 25년 우정에 더 금이 갈 것 같다.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친구도 저버리는 이들의 모습에서 ‘진정성’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5060과 2030사이에서 무리없이 성공가도를 달려왔던 이들. 사회적으로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인간적으로는 실패했다는 느낌이다. 김치냄새가 조금 배여도 반겨줄 수 있는 친구,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 잔 마실 수 있는 친구 하나를 이들은 잃었다. 지란지교를 꿈 꿀 수 없다는 생각을 하니 되레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정만석·취재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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