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으로 가는 길, 농촌 학교가 뜬다 <4>
대학으로 가는 길, 농촌 학교가 뜬다 <4>
  • 임명진
  • 승인 2012.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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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고 / 거창대성고

거창고등학교와 거창대성고등학교는 매년 전국 단위로 신입생을 선발하면서 대학입시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학교는 기숙형, 농촌 자율형 학교 등 특화된 학교운영으로 전국에서 모인 학생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는데 사교육 없이도 우수한 공교육 시스템으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다. 거창고와 거창대성고를 찾았다.

 

◇역사를 자랑하는 학교다. 전국에서 학부모와 수험생의 발길이 몰리는 이 학교도 한때는 입학정원을 채우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 그런 학교가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은 학교 특유의 교육과정에 있다.

거창고등학교는 인성교육을 유난히 강조한다. 그런 정신은 학생교육에도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매년 높은 대학 진학률을 자랑하는 이 학교지만 학생 스스로가 공부를 하게끔 동기부여를 제일 강조한다.

거창고등학교는 전교생이 360여명, 한 학년 120여 명으로 매년 신입생 비율은 거창지역 학생 20%, 전국단위 모집 80%로 각각 반영한다.

거창고는 능력별 반편성 수업을 전국 최초로 시행하면서 유명세를 치렀다. 40여 년 전부터 시행한 능력별 반편성 수업은 학생들의 학습 능력별로 반을 편성해 동반 학습신장을 추구하고 있다. 정규 교과교육 시간 외에도 학생들의 자율적인 학습여건을 최대한 보장한다.

아침 보충수업과 정규 교과시간을 거쳐 저녁 7시 반부터 10시 반까지는 자율학습 그리고 기숙사에서 새벽 1시30분까지 자율학습을 한다. 이 모든게 자율이다. 자율학습 시간에는 원하는 학생들의 신청을 받아 교사들이 배치돼 학습지도한다. 그만큼 학생들의 동기부여를 가장 중시하는 전통이 자리 잡고 있다.

 

 

<인터뷰-김선봉 교장>“교육기본에 충실한 학교”

거창고등학교 김선봉 교장은 “인성교육을 충분히 하면서 입시는 입시대로 실패하지 않는 학교가 이상적인 학교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의 말 속에서 거창고등학교의 교육과정에 강한 자부심이 묻어나 보였다.

김 교장은 “모든 학생들은 평등하고 귀하다는 점에서 기회가 평등하게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거창고가 40여 년 전 전국 최초로 시행한 국·영·수 능력별 반편성 수업도 그래서 도입됐다고 했다.

김 교장은 “요즘 말로 치면 수준별 이동식 수업인데, 지금은 거의 격차가 나지 않을 정도로 성적 우수자가 많이 지원한다”고 했다.

또 “저출산 여파로 앞으로 각 지역의 고등학교 경쟁구도가 심화되고 우리 학교도 학생들이 계속 온다는 보장도 없다. 다만 우리 학교의 자율성 교육을 선호하는 학부모들이 많이 계신다. 이런 교육을 해야 한다고 믿는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학교에 믿고 보내주기 때문에 경쟁력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거창고의 오랜 전통인 자율성 교육에 대해 김 교장은 “학교는 학생들에게 공부를 하는 목표를 잡아주고, 그 목표에 맞춰 학생 스스로가 공부를 해 나갈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창대성고 “선배가 후배를 가르치는 학교”

거창대성고는 매년 입학생의 절반을 전국 단위로 모집하고 있다. 외지 학생의 경우 전원 학교 기숙사 생활이 가능하다.

농어촌 자율학교로 지정되면서 우수학생을 유치해 대학 진학률에 있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들은 별도로 교사가 가르칠 정도로 학습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반면 동아리 활동 등의 학생들의 자율적 참여도 병행하고 있다.

일반 고등학교에서 잘하지는 않는 과학실험의 경우 과학적 사고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학교차원에서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있다. 이는 수학 같은 사고력을 요하는 과목도 자체 동아리를 결성, 1학년 때부터 토론하고 연구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특히 올해부터 3학년이 2학년 후배를 가르치는 멘토링 단계까지 시행되고 있으며 내년에는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학교 관계자는 내다보고 있다. 이런 동아리 분야의 활성화는 지난 6월 열린 제24회 경남 중·고등학교 수학·과학 경시대회에서 수학· 물리·지구과학에서 최고상인 금상을 수상했다.

또한 앞서 열린 제13회 전국지리올림피아드 경남지역대회에서도 거창대성고 학생이 최고상인 대상을 수상하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방과후, 학생 개개인의 특성과 자율성을 보장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특히 사교육 없는 학교 만들기 조성을 위해 교사와 학생 간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인터뷰-정원태 교감>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여건조성”

거창대성고 정원태 교감은 “다양한 학술 동아리나 특화된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창의력 개발 및 종합적인 사고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여건 조성에 학교측의 관심은 대단하다. 효육적인 학습 분위기 조성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데 그룹스터디, 학습동아리 활동 지원이 대표적이다.

정 교감은 “우리 학교는 특화된 교육을 학생들에게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도내 수학·과학 경시대회에서 꾸준히 입상하고 있고, 특히 과학의 경우 이론뿐만 아니라 실험 동아리 쪽으로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측에 따르면 수학 과목의 경우 1학년 때부터 학생들이 동아리를 만들어 토론하고 연구하는 분위기가 이제는 정착단계로 이어지고 있다.

정 교감은 “이제는 3학년이 2학년을 가르치는 멘토링 단계까지 올라왔다. 내년에는 더 확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학생들의 노력은 자율적으로 연구한 분야의 도서를 발행하는 수준까지 진행되고 있다.

정 교감은 “교육 추세가 자율화로 가다 보니 학생 스스로가 공부하는 것으로 많이 바뀌고 있다. 우리 학교도 학생 스스로 학업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고 학교도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임명진기자 사진=오태인기자

 

※이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 사업비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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