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제작진, 잇따라 안방극장 '돌격'
영화 제작진, 잇따라 안방극장 '돌격'
  • 연합뉴스
  • 승인 2012.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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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일 첫 방송을 시작한 케이블 채널 tvN의 의학드라마 '제3병원'의 한 장면.(오른쪽) 신경외과 전문의 김두현(김승우 분)의 출근길에서 한 트럭이 위태로운 졸음운전을 펼친다. 드라마는 차선을 오가며 '곡예운전'을 한 트럭이 결국 교통사고를 내는 모습을 리얼한 영상으로 담아냈다.

 이 장면은 영화 '범죄의 재구성'을 제작한 촬영 스태프와 무술팀의 작품이다.

◇영화 제작진 참여한 드라마 줄줄이 등장 = 최근 방송가에서는 영화감독이나 스태프가 참여한 드라마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영화 '비천무', '포화속으로', '가문의 영광'의 제작사 태원엔터테인먼트가 사전제작한 '제3병원'이 대표적.

 '제3병원'은 스태프의 95% 정도를 '범죄의 재구성' 등 영화 출신으로 꾸렸다. 드라마 제작을 진두지휘한 김영준 PD도 '비천무', '무영검'에서 메가폰을 잡은 영화감독 출신이다.

 정태원 태원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최근 '제3병원' 제작발표회에서 "세트뿐 아니라 촬영 스태프도 거의 영화팀에서 구성했다"며 "드라마가 시작하면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tvN 관계자도 "'제3병원'은 촬영 세트장이 웬만한 병원을 그대로 옮긴 크기"라며 "그 안에 간단한 시술이 가능할 정도로 의료시설까지 갖춰놨다"고 귀띔했다.

 오는 9일 첫 방송을 앞둔 OCN '뱀파이어 검사 2'도 마찬가지.

 지난해 최고 시청률 4%를 넘기는 등 큰 인기를 누린 '뱀파이어 검사'의 후속작인 이 드라마는 '고사 두 번째 이야기: 교생실습', '미스터 주부 퀴즈왕'의 유선동 감독이 연출을 맡은 작품이다.

 일반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영상미를 선보이고자 1편에 이어 영화 '최종병기 활'의 김태성 촬영 감독과 '우아한 세계'의 이홍표 무술감독도 다시 합류했다.

 이 밖에도 영화 '로맨틱 아일랜드'의 강철우 감독이 연출을 맡은 MBC 금요 시트콤 '천 번째 남자', 영화 스태프가 촬영팀에 대거 참가한 tvN '응답하라 1997' 등이 안방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지난해에는 '텐' 'TV방자전' '소녀K' 등의 케이블 드라마에 영화 스태프가 대거참여했다.

 ◇화려한 영상으로 차별화 꾀해 = 영화 제작진이 안방극장 문을 두드리는 현상은 치열한 시청률 경쟁을 뚫고 차별화를 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상파 3사뿐 아니라 '케이블계의 공룡'인 CJ E&M 계열의 tvN·OCN과 종합편성채널까지 시청률 혈투에 합세하면서 전통적인 드라마로는 승부가 어려워진 것.

 올해 SBS '추적자', '유령'을 필두로 한 장르극이 인기를 얻으면서 드라마의 규모가 더욱 웅장해진 점과 정교한 CG를 요구하는 퓨전 사극 열풍이 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제3병원'의 김영준 PD는 "영화 스태프는 방송만 한 분들보다는 세밀한 묘사에 신경을 더 쓸 수밖에 없다"며 "같은 제작비를 들였다 하더라도 영화 한 편은 드라마길이로 따지면 2회 분량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또 "의학 드라마가 액션 작품이 아니니 보여줄 수 있는 비주얼을 강조하고자 신경을 썼다"며 "영화 스태프가 방송을 찍었을 때 비주얼이나 기술적인 장점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야기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방송보다는 영화 스태프가 아무래도 영상에서 강점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화제의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은 주로 영화에서 쓰이는 단렌즈를 이용, 1990년대식 영상 질감을 효과적으로 재현한 사례다.

 이를 두고 '응답하라 1997'의 신원호 PD는 "과거가 주는 아련한 느낌을 배경으로 보여 줄 방법이 한정적이다 보니 영상의 질감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피사체에 초점을 하나하나 맞춰가며 찍었다"며 "인물이 움직였을 때 초점이맞지 않으면 NG가 나 귀찮은 작업이 수반된다. 그래도 그 정도 공을 들이고 원하는 장면을 얻어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촬영 작업을 설명했다.

◇"영화와 드라마 제작 구분 허물어져" =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영화와 드라마 제작진을 구별하는 것은 갈수록 의미가 없어진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영준 PD는 "요즘은 방송도 영화 같은 느낌으로 촬영하지 않느냐"며 "방송과 영화 스태프의 구분 없이 점점 차이가 좁혀지는 추세"라고 짚었다.

 액션 장면과 같이 규모가 큰 장면에 노하우가 풍부한 영화 스태프를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

 '천 번째 남자'의 강철우 PD는 "8부작으로 따지면 총 촬영 회차는 30-34회 나갈것 같다. 단편영화 4편을 찍는 셈"이라며 "기존 상업 영화를 찍을 때는 80회 정도 잡는데, 회차를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영화 제작진으로서도 드라마 경험이 후일 영화 제작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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