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로 보는 과거·현재·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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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민중
  • 승인 2012.09.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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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문자문명전…16일까지 창원성산아트홀 전관

 

창원 다호리 고분군에서 발견된 ‘붓’을 단초로 문자를 통한 동북아 문명사 조명에 나선 ‘문자문명展’이 창원에서 막을 올렸다.

10일부터 16일까지 7일간 창원 성산아트홀 전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2009년부터 ‘다호리의 붓에서 디지털까지’라는 명제로 2010년과 2011년의 세 차례 전시를 거치며 서예계의 미래지향적 결과 도출과 가능성을 제시해 왔다.

지난 5월 중국서법원 초청으로 ‘문자문명 북경전’이 열리기도 했다.

올해 전시는 ‘역사인물과 사건의 재해석’을 주제로 서기 1592년 임진전쟁은 7주갑 즉, 420년의 시간을 경과한 서기 2012년 임진년 지금에도 이 전쟁은 과거지사가 아니고 현재 진행형이라는 인식하에 우리 지역의 오늘과 내일의 나아갈 길을 예술로 알리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제1전시관에서는 전통서예 개념의 유지를 통한 정통성을 추구하는 일련의 작가와, 전통과 정통성을 현실적 왜곡을 지향하는 중도적 작가, 문자의 형상적 표현성을 통한 현대적 미의식을 추구하는 작가, 이른바 문인화를 시서화 일률의 개념에 대한 현대적 미의식 전개를 하는 일련의 작가들로 구성된다.

2관에서는 일본작가 초청 특별전으로 전(前)시대의 아픔을 극복하고 무지개를 꿈꾸는 심미 의식의 전개를 도모하는 전시관이다. 역사의 아픔에 대한 현실적 인식과 그로부터 그러한 아픔을 미래적 승화를 위한 기원의 의미성을 추구한 작품이 자리한다.

3관은 현대미술가 특별전으로 다호리 유적의 역사적 의의와 현재적, 미래적 의미를 형상성을 바탕으로 한 평면작업, 설치작업을 통하여 재 해석적 구현을 도모 하는 자리다.

4관은 경남의 임진전쟁 현장과 역사인물의 문헌에 대한 조사와 이해의 정도를 바탕으로 역사의 의미를 서예미학으로 구현하는 자리이다. 전통주의적인 성격을 중심한 표현 기법과 현대적 미술의 영향을 도외시하지 않는 일군의 작품이 자리한다.

5관은 추천참여 작가전으로 문자문명연구회 경남서작가회의 추천을 받은 작가들로 구성된다. 주제에 대한 개념의 서예 미학적 전개를 미래적으로 발현할 작가 군으로서 경남서예의 미래적 지평을 가늠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제6,7전시관은 주제 공모 특별전(일반부, 기노부)으로 전시 주제에 대한 해석능력을 갖춘 작가 공모전의 성격을 띠고 있다. 역사인물의 해석이라는 주제에 대한 인식의 정도와 표현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편 1988년, 창원 다호리 유적(국가사적327호)에서 출토된 다섯 자루의 붓은 한반도 고고 발굴사의 최고·최대의 사건이다. 이는 한반도 문자사용의 역사적 시기를 기원전 수세기로 상향 조정하였을 뿐만 아니라, 출토된 기타의 유물로 통해서 보건데 가야시대 이전 삼한시대에 다호리 일원에서는 이미 초기국가 형태의 부족을 이루며 활발한 문자사용을 했고 이를 통해 중국 전한과 교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반도에서 문자사용의 다양한 형태는 삼국시대 고구려 광개토대왕비, 신라의 함안 남산성 목간, 안압지 출토 목간, 불국사 다보탑에서 나온 무구정광다라니와 각종 금석문은 한반도 독자적 문자문명의 위상을 이루고 있음을 문자 서체에서 확인되고 있는 바, 이러한 맥락에서 고려 팔만대장경 목판과 세계최초의 금속활자인 직지심경의 출현은 한반도 문자문명의 세계적 위상을 웅변한다. 이후 고려시대의 인쇄문자의 발달을 근간으로 하여 드디어 조선에 들어서 인류의 문자 역사에 있어서 가장 과학적인 훈민정음의 창제로 이어지는 위대한 문자혁명을 이루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오늘날 세계인류는, 디지털 문자혁명을 통하여 새로운 문자언어 체계를 구현하고 있다. 그 중심에 한국이 자리하는 저력의 원천에는 창원 다호리의 ‘붓’이 엄연히 상징적으로 존재한다고 볼 수 있으며 창원 다호리의 ‘붓’은 한반도 문자문명사의 출발점에 있다고 하겠다.

강민중기자 jung@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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