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으로 가는 길, 농촌 학교가 뜬다 <5>
대학으로 가는 길, 농촌 학교가 뜬다 <5>
  • 임명진
  • 승인 2012.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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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농촌 활성화 새 대안

▲사진=기숙사를 비롯해 면학실, 장학금제도 등 교육여건이 완비된 농촌지역 고교들이 과거 평범한 공립학교에서 탈피, 이제 명문고로 발돋움해가고 있다.(고성중앙고 학생들이 서울대를 방문한 모습, 인성교육을 받고 있는 고성고 학생, 기숙사에서 원어민교육을 받고 있는 김해대청고 학생들)

 

교육도 이제는 산업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전국의 지방자치 단체들이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기업유치에 전력투구해도 결국 어려움을 겪는 요인 중의 하나가 열악한 지역의 교육환경도 한몫을 하고 있다.

지금 농촌은 귀농바람이 불면서 ‘떠나는 농촌’에서 ‘되돌아오는 농촌’으로 서서히 탈바꿈 하고 있다. 그런 농촌에 ‘교육’이 가세한다면 지금의 농촌은 그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이다.

 

◇되돌아 오는 농촌=흔히 떠나는 농촌의 모습은 젊은 인구의 감소로 인한 지역 공동화 현상으로 설명된다. 지금도 그런 농촌의 공동화 현상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라고 할수 있을 것이다.

자녀교육에 민감한 학부모의 경우, 교육여건 때문에 대도시로 빠져나가 지역 교육이 농어촌 인구유출의 직·간접적인 주된 원인이 된다.

여기다 사회적인 저출산 현상으로 인해 농촌 인구는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인구 감소의 한 측면은 지역 학교의 존폐위기로 직결된다. 초등학교는 통폐합의 위기에, 중고등학교는 학교 정원을 채우지 못해 존립 자체가 어려운 학교가 생겨나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우리 고장 학교 보내기’ 운동이 전개되고 지금도 학교 살리기 차원으로 지역민과 동창회가 통폐합을 막기 위해 학생 유치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여기다 우수 인재들의 타지 유출로 인해 평균 학력마저 저하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게 그간 농촌의 모습이다.

이런 흐름속에서 농촌지역의 학교가 가시적인 교육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비결에는 정책적인 지원도 있지만 교육산업을 바라보는 해당 지자체들의 마인드도 변했기 때문이다.

지자체들이 기숙사 건립 지원 등 지역 교육 활성화에 많은 투자를 하면서, 그 결과 일부 농촌지역 고교는 평범한 공립학교임에도 명문고로 발돋움해가고 있다.

특히 지자체의 이런 노력은 사교육 의존도를 줄이면서 공교육 정상화에도 크게 이바지 하고 있다. 

◇농어촌 학교 두각 이유는=농어촌 학교가 최근 각광을 받는 이유는 근본적인 배경으로는 무엇보다 정책적 요인이 크다. 대입에서 농어촌 특별전형 혜택을 받고자 농어촌 지역으로 이주하는 게 가장 큰 이유다.

현행 농어촌 특별전형 제도의 문제점도 적지 않지만, 현실적으로 도시형 학교보다 상대적으로 내신에서 유리한 강점이 있기 때문에 우수 인재들의 발길이 몰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지금 중학교 3학년이 치를 2016학년도 대학입시부터 농어촌 학생 특별전형은 학생과 학부모의 농어촌 거주기간이 3년에서 6년 이상 돼야 지원할 수 있도록 자격 요건을 강화했다.


농어촌 특별전형 위장 전입으로 인한 부정 합격을 막기 위해 조치다. 이때문에 외지 학생들이 농어촌 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사례는 점차 힘든 구조로 되어가고 있다.

거창대성고 정원태 교감은 “최근에 특목고, 자사고, 대안으로 농어촌 자율학교 가 전국적으로 학부모와 학생들이 많이 찾고 있는 것 같다”면서 “외지 학생들의 경우 내신에 유리한 경향이 있긴 하지만, 주로 지역 출신 학생들이 농어촌 전형으로 가거나 정시 위주로 입시를 치루는 반면, 외지 학생들은 수시나 정시로 대학에 입학한다. 농어촌은 해당이 안되기 때문에 묘한 경쟁관계도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내신에 유리하다는 이유만으로 농어촌 학교 선호 현상을 개괄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농어촌 지역은 도내 창원, 진주, 김해 등 도시지역과 비교할 때 교육여건이 좋지 않을 뿐더러 사교육 시장도 작아 변변한 학원조차 없는 곳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이들 지역으로 학부모와 학생의 발길이 몰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보다 최근 고등학교 유형이 자율형 공립고, 기숙형 공립고 등으로 다양화 되고 있고, 고입전형 방법도 세분화가 진행되면서 학부모와 학생의 인식이 전환되고 있다.

기존의 농어촌 지역 학교가 무조건 열악하다는 인식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농어촌 학교의 비약적인 발전에는 해당 학교의 자구적인 노력의 힘도 빼놓을 수 없다.

도교육청 양희숙 장학사는 “농어촌 지역 학교의 학력 신장 배경에는 기숙형 공립고의 지원대책 강화로 인한 학교내 학교교육과정운영의 충실, 방과후 공교육 활동 내실화를 다지고 있고, 이런 변화에 발맞춰 기숙형 공립고, 자공고, 자기주도학습전형 등을 희망하는 도내 학교 역시 점차 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실제 이들 학교는 정부 차원의 기숙형 공립고 지원대책 강화 정책과 더불어 학교내 교육과정 운영의 충실화를 기하는 한편 방과후 공교육 활동, 자기주도학습전형, 운영비, 교육과정 운영비 등의 지원을 통해 내실화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여기다 자기주도학습전형의 확대 시행에 따른 전국 82개소 중 도내에서 18개 학교가 시행 계획을 갖고 있다.

또한 고등학교의 학업성취도평가 및 전국연합학력평가 등 전국단위 평가의 자료 축적, 신속한 분석프로그램 배부 등으로 학력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그간 상대적으로 열악했던 농어촌지역의 교육환경이 기숙형 고등학교 증가 및 교육과정 내실화 노력에 힘입어 점차 학부모와 학생들이 찾는 학교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임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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