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의 역학이야기>원만한 대인관계
<이준의 역학이야기>원만한 대인관계
  • 경남일보
  • 승인 2012.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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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도귀인(節度貴人)

인생의 성공은 대인관계의 성공이다. 그것이 가족 이웃 친지 친구 지인들과 본질적인 정(情)을 나누는 인간관계이든, 돈을 모으는 사업관계이든, 권력을 쟁취하는 집권과정에서의 관계이든 성공요인의 핵심은 인간관계이다. 인생을 잘살았다고 스스로 흐뭇해하고 다른 이들에게서도 좋은 평가와 추앙을 받는 이들은 모두 인간관계에서 성공한 사람들이다. 헤르만 헤세도 그런 모습을 그리지 않았던가. 죽어 가는 순간 함께 즐거워하였던 수많은 얼굴들이 주마등처럼 스치며 축복해주는 행복한 얼굴과 사람들의 얼굴은 하나도 없고 대신 무수히 많은 통장과 장부에 기록된 숫자만 휘영찬란하게 뇌리를 스쳐가는 외로운 부자의 혹독하게 싸늘한 모습을….

하지만 데카르트가 이성을 강조한 이래 과학혁명 산업혁명 정치혁명 정보화 혁명을 거치면서 사람들은 대인관계의 요소보다는 흔히 ‘머리 좋은’, ‘IQ 높은’, ‘공부 잘하는’, ‘수단적 이성’을 이 세상 모든 가치관계에서 최상위에 두어 왔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이런 경향은 더욱 심하였다. 학교에서 공부 잘하고, 일류대학을 나오고, 외국의 이름난 대학을 나오기만 하면 그 사람의 인성과 품격과 사람을 바라보는 심성과는 관계없이 그 사람은 엘리트로 인정받으며 상대적으로 좋은 고관대작의 자리를 꿰어 차는데 한결 수월하였다. 이런 세태를 목격하면서 너나 할 것 없이 자식 가진 부모들은 자식을 그런 엘리트 코스에 넣기 위하여 기를 쓰고 안달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공부를 잘하는 사람은 공부만 잘하였지 더불어 사는 세상에는 오히려 무지하지 않았는가. 각종 청문회에서 무수히 보아 왔듯이 그들은 영특한 머리와 자질로서 고관대작의 자리에 앉아서 궁리하는 것이 결국 개인적 사리사욕과 영리영달의 도모였지 국가와 민족, 공동체를 위하여 헌신한 사람들이 몇이나 있었던가? 하여 이제는 수단적 이성 중심의 엘리트 시대를 종식시키고, 더불어 다 잘살기를 도모하는 감성이 풍부한 리더의 시대를 추구해야 할 때다. 엘리트는 자기만 최고라는 자만심으로 가득하지만, 리더는 여러 사람과 더불어 모두 행복해지기 위하여 함께 노력하는 사람이다. 하여 우리는 이제 소인배로서의 엘리트보다 군자로서의 리더를 존중하는 풍토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공자는 중용에서 군자와 소인을 분명히 말하고 있다. 중용을 행하는 사람은 군자이고, 중용에 반하는 사람은 소인배이다. 하여 군자와 소인배가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소인배 짓을 했더라도 중용을 행할 때 그는 군자가 되는 것이고, 군자이더라도 중용에서 벗어날 때 그는 소인배가 되는 것이다. 하여 군자로서의 위치를 늘 유지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항상 중용을 행하기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행하는 것이 중용을 행하는 것인가? 그것은 삶의 마디마디, 매순간 순간의 상황마다 적절하고 절도 있게 행하는 것이다. 잔칫집에서는 기뻐하며 어울려 춤추고 노래할 줄 알고, 상가에서는 진정으로 슬퍼하는 것이 중용이다. 잔칫집에서 울고, 상가에서 춤추고 노래 부르는 놈은 미친 놈이다. 중용이란 다른 사람이 아파할 때 더불어 아파하는 마음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이 즐거워할 때 함께 즐거워하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정치인들 속에서 이런 인물을 만나보기 힘드니, 사람들이 정치를 불신한다. 나의 권력으로 너의 재물을 갈취한다. 너의 고통은 곧 나의 즐거움이다.

사주팔자에서는 올바르고 원만한 인품을 절도귀인(節度貴人)이라 한다. 일간(日干)을 기준으로 주중(柱中)에 다음 지지가 있을 때 절도귀인이라 한다. (甲日生→巳), (乙日生→午), (丙日生→戌), (丁日生→未), (戊日生→申), (己日生→酉), (庚日生→亥), (辛日生→子), (壬日生→寅), (癸日生→卯)이다. 즉 상생의 식상(食傷)운이다. 세운이나 대운에서 이런 지지를 만나도 절도귀인의 기운이 발생한다고 본다. 절도귀인 인물의 인품은 원만하고 조화롭다. 스스로 홀로 있을 때에도 침착하게 행동하고, 절도 있게 움직이며, 착실하게 노력한다. 모든 일에 의리가 있고 스스로 분수를 지키며 원만한 협조를 추구한다. 남을 거역하지 않으며 투쟁을 싫어하여 저절로 인심이 모인다. 재관인(財官印)의 3기(奇)가 있으면 더욱 좋다. 나쁜 명이라도 나쁜 것은 흩어지고 안전하다. 그러나 절도귀인을 형충공망이 때리거나, 기신(忌神)으로 나쁘게 작용하거나, 중첩되거나 하면 오히려 복록이 떨어지고 파렴치한 무뢰한이나 불효자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비록 절도귀인이 없다고 하더라도 절도귀인의 정신을 가지고 원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하려고 애를 쓴다면 인망과 복록은 저절로 따를 것이니, 우리 모두 애써 사람사이를 좋게 만들어 복된 인생을 만들어 나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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