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지교(琴鄭之交)’ 논란
‘금정지교(琴鄭之交)’ 논란
  • 경남일보
  • 승인 2012.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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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고문)

대선을 앞두고 최근들어 새로운 유행어로 ‘친구는 친구되 친구가 아닌 사이’의 뜻과 ‘친구인 것 같기도 하고, 친구가 아닌 것 같기도 한 관계’를 나타내는 뜻으로 금정지교(琴鄭之交)란 새로운 신조어가 등장했다. 금정지교는 대중들에게 친숙한 고사성어인 관포지교(管鮑之交)를 빗대어 나온 말일 일터다. 관포지교는 중국 제나라 시대 때 서로 이해하고 믿고 정답게 지내는 관중(管仲)과 포숙(鮑叔)의 깊은 우정을 담은 고사성어다.

▶안철수 교수의 불출마 협박 내지 종용 논란의 핵심 인물인 안 교수측 금태섭 변호사와 새누리당 전 공보위원 정준길 변호사 간의 다툼은 언뜻 관포지교의 고사를 떠올리게 한다. 두 사람은 서울대 법대 86학번 동기로 사법시험은 금 변호사가 한기 빠르고 둘 다 비슷한 시기에 검찰에 몸담았다. 먼저 검찰을 떠난 정은 금이 변호사 개업을 할 때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에 86학번 법대 동기들에게 개업식 참석과 축하를 독려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정준길은 ‘뇌물과 여자문제를 거론, 안철수의 대선 불출마 종용 협박’ 의혹이 금 변호사의 폭로로 사회문제로 비화되자 정 변호사는 20년 지기인 금 변호사에게 “안 교수에 대해 시중에 떠도는 여러 의혹에 잘 대비해야 할 것이다”는 취지로 전화를 했다고 해명했다. 하나 택시기사의 증언으로 정준길 전 공보위원이 거짓말을 한 사실이 들통 났다.

▶서울대 졸업, 검사, 변호사 등 엘리트 치고는 행태가 너무 한심스럽다. 동서고금을 막론, 친구는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존재다. 정치권력 입문을 앞둔 금씨와 정씨 사이에서 벌이는 금정지교 논란은 마치 내시들의 충성심 경쟁 같은 역겨운 다툼을 보는 것 같아 보인다. 친구라는 아름다운 이름마저 정치 마당에 내동댕이쳐져 더럽혀지는 현실이 안타깝다.

이수기·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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