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
방명록
  • 경남일보
  • 승인 2012.09.1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승재 (객원논설위원)
특별한 행사에 참석한 흔적을 남기기 위한 방편으로 방명록이라는 기록책자에 이름을 적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다. 결혼식이나 장례식 등 주위의 경조사는 물론이고, 선거철에 흔한 출판기념회나 행사를 마련하는 각양의 기념식장에는 늘상 비치되어 있다. 간단히 이름만 등록하는 경우도 있고, 각별한 의미를 담고 방문하거나 참여한 나름의 차별적 메시지와 뜻을 적어 넣기도한다.

▶주최측이나 방문객을 맞은 호스트는 그 명단을 살펴서 답신을 하기도 하고, 게스트가 남긴 메시지를 음미함으로써 참석의 뜻을 새기기기도 한다. 경조사에 참석한 하객이나 조문객의 면면을 살펴 답례나 보은의 기준을 정하는데 기초자료로 활용하기도 한다.

▶개인의 경조사와는 달리 국립묘지와 같은 공공장소에서의 유명인사 혹은 유력 정치인이 방명록에 남긴 서체나 메시지는 간혹 호사가들의 입방아나 뉴스거리로 작용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방문 전에는 문안을 구상하거나 참모들의 건의나 보고를 통하여 알맞은 메시지를 준비해 두기도 한다.

▶며칠 전 대선의 유력후보로 거론되는 안철수 교수가 광주를 방문하여 국립 5·18 민주묘역을 참배하였다. 비공개 행보로 개인일정을 강조했지만 언론은 ‘민주화 성지 방문, 대권행보’ 등과 같은 대대적 보도로 그의 대통령 출마와 관련한 동선으로 분석하였다. 그가 방명록에 남긴 메시지는 자신의 이름크기보다 작게 쓰여진 ‘고이 잠드소서’였다.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 반열에 있는 인사의 서체와 여섯 글자를 유권자는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궁금하다. 잡다한 형식으로 여겨 권위와 형식 혁파를 실천한 것인지, 아니면 경험 없어 적절한 문안을 준비 못한 내공에 콘텐츠 부족인지 말이다.

정승재·객원논설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