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싶은 서민 때리는 연이은 태풍
울고 싶은 서민 때리는 연이은 태풍
  • 이홍구
  • 승인 2012.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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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공공요금 인상…추석 앞 '폭등' 예고

연이은 태풍피해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고물가 등의 영향으로 추석을 앞둔 서민경제가 최악의 상황이다. 특히 기름, LPG 등 서민연료 가격뿐 아니라 공공요금도 들썩이고 있어 서민들에겐 올 추석 명절쇠기가 유달리 힘겨울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 ‘볼라벤’과 ‘덴빈’에 이어 ‘산바’에 의한 3연속 피해를 입은 경남지역 농어가의 현실은 암담하다.

17일  경남도에 따르면 산바에 의한 벼, 과수 등 농작물 피해면적은 2845.6ha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정확한 집계가 이루어지지 않아 시간이 지나면 피해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남지역은 지난 ‘볼라벤’과 ‘덴빈’ 등의 태풍으로 벼 772㏊, 과수 3340㏊, 노지작물 82㏊, 시설채소 69㏊, 비닐하우스 2104채의 피해가 발생했다.

벼의 경우 속이 차기 전에 말라버리는 백수 피해만 445㏊에 이르고, 속이 찬 상태에서 말라 까맣게 변하는 흑수 등 피해가 광범위하게 발생했다. 수산분야의 경우 피해액이 453건에 11억8000만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수산생물 피해액은 포함되지 않아 실제 피해액은 이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의 영향으로 채소 과일을 중심으로 농림수산물 물가도 폭등이 우려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생산자 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7%가량 올랐다. 가격이 안정되어 가던 호박 오이 상추 등의 가격도 태풍 이전부터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쌀 가격도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태풍으로 벼 백수피해 지역이 급증한 가운데 태풍 '산바'가  경남을 관통하면서 벼 재배지역을 초토화시켰다.

전력·수도·가스도 전월 대비 2.7% 올랐고, 국제유가 탓에 국내 항공여객료가 9.9%, 휘발유값이 5.9%나 인상됐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7월 17일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상승하며 지난 6일 기준 2026.29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16일 전국 평균 ℓ당 휘발유 가격(2025.99원)은 전날보다 0.08원 상승, 이틀째 올랐고 경유가격(1839.46원)도 0.21원 오르면서 지난달 16일부터 61일 연속 강세를 이어갔다.

대표적 서민연료인 액화석유가스(LPG)도 수입가 급등세로 국내 유통가격의 인상이 예상되면서 서민물가에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9월 프로판가스와 부탄가스의 수입가격은 t당 970달러, 930달러를 기록, 지난달과 비교해 각각 195달러, 155달러씩 올랐다.

업계는 이달 말 공개될 LPG의 가격 인상폭은 ㎏당 최소 200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음 달 LPG의 국내 공급 가격이 인상되면 서민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이번 추석 물가는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경남지역 체불 임금액도 늘었다.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 말까지 경남지역 체불 임금액은 392억 3300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7.6%(364억3800만 원) 증가했다. 3623명의 근로자가 195억6500만 원의 임금을 받지 못해 우울한 추석을 보내야 한다.

고물가 등의 영향으로 서민들은 추석 명절을 앞두고도 주머니를 열지 못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17일 매출 증가율이 지난해 9월 대비 대형마트는 3.3%, 백화점은 6.9%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대형마트와 백화점마저 명절상품 구매 감소 등으로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자 전통시장 상인들은“올 추석 대목장은 물 건너갔다”며 허탈해했다.

진주 중앙시장 번영회 관계자는 “올해의 경우 추석을 앞두고 3번이나 태풍이 연달아 발생해 채소 과일, 수산물 가격이 오르지 않을까 매우 걱정”이라며 “고물가 부담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어 서민이나 시장상인 모두에게 잔인한 추석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홍구기자 red29@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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