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의 장점을 찾자
자녀들의 장점을 찾자
  • 경남일보
  • 승인 2012.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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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석 (전 언론인)
20여년 전에는 언론사의 초·중·고교생을 상대로를 한 '장래희망' 조사에서 대통령, 장군, 과학자, 대기업 사장이 많았다. 그러나 요즘 조사에서는 배우, 가수, 모델 등 연예인의 순위가 절대적으로 높고 요리사, 구두 디자이너, 컴퓨터 프로그래밍, 제빵기술사, 애완동물 사육사, 와인제조, 비행기 조립 등 청소년이 꼽는 장래희망이 다양하다고 한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식이 인문계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을 나오고 안정된 직장에 취업하길 바란다. 또 자녀의 학교성적이 우수하면 아이의 적성에 관계없이 판·검사나 의사로 만들려고 한다. 자녀의 소질이나 특성을 파악하고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성공하도록 돕기보다는 부모의 희망을 아이의 목표가 되도록 강권하는 것이다.

김기덕 감독은 초등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인데도 세계 3대 영화제 가운데 하나인 베니스 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 그는 서울 청계천 면공장에서 10대를 보내고 해병대 복무를 한 뒤 프랑스에서 거리의 화가생활을 하던 중 보게 된 영화에서 충격을 받아 영화계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강남스타일’로 유투브 조회수 1억 3000만 건을 기록하고 미국대표 지상파방송 NBC의 간판프로에 출연한 싸이는 부모 몰래 미국 명문대를 중퇴하고 음악대로 옮긴 것이 오늘의 자신이 있게 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나 싸이는 스스로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길을 찾은 케이스다. 그러나 일반 소년·소녀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자신이 찾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좋아하는 일과 잘할 수 있는 일이 다른 경우도 많다. 하루종일 컴퓨터에 매달려 게임을 하는 어린이라고 해서 컴퓨터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어지간한 노래와 춤 실력으로는 아이돌 그룹 근처에도 못 가는 세상이다. 연예인 지망생이 많다 보니 관련 기획사 주변을 맴도는 청소년이 서울에만 1만여명이나 되고 성형외과만 재미를 본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운동선수도 야구, 축구, 골프에만 몰려 비인기 종목에선 팀을 꾸려가기 힘든 학교가 많고 야구, 축구, 골프를 하다 중도 탈락하여 청년실업자가 돼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직업이 귀천이 없어진지는 오래전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삶을 성공한 인생이라 말하는 사람이 많다. 교육학자들은 평범한 청소년이라도 어느 한 분야에서는 뛰어난 것이 있다고 했다.

이창호·이세돌이 공부를 잘해서 바둑 세계 최고수가 됐는가. 정명훈은 학업성적이 우수해서 세계 지휘자가 됐는가, 부모가 자식이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그길을 갈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 부모만큼 자식의 소질을 잘 알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대학의 학과 선택도 합격 가능성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자녀가 가야할 길로 이끌어 준다는 마음으로 해야 한다. 청소년들이 개개인의 특성을 발전시키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크게 발전되는 길이다.

이규석 (전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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