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12월 대권고지를 향한 3각 대전의 막이 올랐다.

범야권 유력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9일 대권출마를 공식 선언함에 따라 초반 대선판은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안철수 원장 간 3자구도로 짜여졌다. 대선을 91일 앞두고 세 주자의 진검승부가 시작된 것이다.

특히 이번 대선은 사상 처음으로 ‘여성 대 남성'의 성(性) 대결구도로 치러지는데다 기존 정당정치와 안철수식 새로운 정치형태의 정면충돌 양상도 띠고 있어 역대 어느 선거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당장 세 주자간 ‘프레임' 싸움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1차 승부처로 여겨지는 이번 추석 연휴(9ㆍ29.∼10ㆍ1.)의 민심을 잡기 위해 시작과 함께 ‘공격모드'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은 출마 선언문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낡은 체제와 미래가치가 충돌하고 있다. 이제 낡은 물줄기를 새로운 미래를 향해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박 후보와 문 후보를 동시에 싸잡아 ‘낡은 체제'로 규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박 후보 측은 이미 문 후보와 안 후보에 대해 ‘노무현의 그림자', ‘정치 무경험자'로 각각 규정해 공격을 하는 상태고, 문 후보 측은 박 후보에 대해 ‘유신의 틀'을 씌어 연일 공세를 취하고 있다.

선거구도 확정과 동시에 대선판도 요동치기 시작했다. ‘컨벤션 효과'를 등에 업은 문 후보의 급상승세가 눈에 띈다.

종합편성채널 jTBC와 리얼미터의 17∼18일 여론조사(1500명ㆍ95% 신뢰수준에 ±2.5% 포인트) 결과 박 후보는 38.6%의 지지율로 문 후보(26.1%)와 안 원장(22.5%)을 압도했다.

하지만 양자대결에서는 문 후보(47.1%)가 박 후보(44.0%)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질렀다. 문 후보의 지지율이 박 후보를 추월한 것은 리얼미터가 지난 7월부터 양자대결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문 후보는 안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도 44.9% 대 32.3%로 크게 앞섰다. 판세는 앞으로도 여러 차례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대선판을 뒤흔들 최대 변수는 야권 단일화라는데 이견이 없다.

문 후보와 안 후보간 단일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지지율이 높은 쪽으로 힘이 쏠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이미 단일화 방식과 시기 등을 놓고 물밑 신경전에 들어간 기류도 감지된다. 물론 단일화 전망과는 달리 일각에선 안 후보가 독자출마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한다.

단일화 때 100%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현실적 이유와 더불어 근본적으로는 기성 정치판에 대한 실망과 염증이 `안철수 현상'으로 나타난 만큼 안 후보가 결국 새 정치를 모토로 독자출마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일단 이날 출마선언에서 "이 시점에서 단일화 논의를 하기에는 부적절하다"며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군소후보들도 잇따라 출마하거나 출마채비를 갖추고 있어 대선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김응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