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용 부동산도 매각..공기업 대거 민영화
그리스가 재정 적자를 줄이려고 대대적인 국유 재산 매각을 추진한다.그러나 매각 또는 대여 대상에는 영토를 구성하는 섬을 비롯해 외국에 있는 외교용 부동산 등이 포함돼 있어 재정 위기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그리스 정부는 영국 런던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벨기에 브뤼셀 등지의 외교관관저 등 외교용 부동산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와 함께 아테네 도심의 아크로폴리스에 숲으로 둘러싸인 옛 왕궁 근처에 있는건물 여러 채도 매각 또는 임대 대상에 올려놨다.
그리스 왕궁은 1967년 왕정이 폐지되고 그리스 왕가가 해외로 도피하면서 국가 재산이 됐다. 그리스는 이후 공화국으로 출범했다.
국유재산을 대거 처분하는 것은 그리스가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재정 적자를 줄이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리스는 지난 2년 동안 외국으로부터 2억4천억 유로의 자금 지원을 받으면서 2020년까지 부동산 매각 등으로 약 500억 유로를 조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앞서 그리스 공공재산의 민영화를 추진하는 '헬레닉 민영화 기금'은 로도스 섬의 토지 개발을 담당할 업체 입찰을 실시해 '런던지역 개발지주회사' 등 6개 업체를 우선 선정했다.
또 옛 아테네 국제공항(현재 공항은 베니젤로스 국제공항)을 재개발하기 위한 업체로 4개 업체를 골랐으며 곧 2차 입찰을 한다.
특히 그리스 공공자산개발 기금은 재정 수입을 늘리고자 무인도 40곳을 뽑아 최장 50년간 대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를 두고 이스라엘은 그리스의 섬 한곳을 빌려 군사 훈련용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두고 경제성을 따지고 있다.
그리스는 내년 예산과 재정 긴축안을 마련하면서 해외 투자자들이 손쉽게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자산을 먼저 매각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우선 민영화할 대상으로 국제 방송센터 건물, 국영 복권사, 공영 가스사, 가스망 사업, 국영 도박·경마 기업 등을 정했고 부동산 28곳도 매각 또는 대여된다. 아울러 고속도로와 항만, 공항, 쓰레기 수거·재활용 등 공공 분야는 장기적으로 민영화를 추진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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