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도, 집행부도 시민을 위해 있는 것
시의회도, 집행부도 시민을 위해 있는 것
  • 경남일보
  • 승인 2012.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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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길선 (진주시의원)

요즘은 지역주민 만나기가 겁난다. 시의원으로서 뭘 하고 있느냐는 질책의 목소리가 따갑기만 하다. 9월 임시회에서 집행부가 올린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서 시의회에서 37억원을 삭감시켜버린 일 때문이다. 하반기 진주시의회 의장단이 구성되었을 때부터 많은 이들은 이러한 사태를 우려했지만 본의원 만큼은 경험 많은 다선 의원들로 구성된 후반기 의장단이 오히려 난제들을 슬기롭게 잘 풀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더군다나 민선 5기 집행부가 재정 건전화에 온 힘을 쏟으면서 긴축재정으로 천억원의 빚을 갚고 있을 때, 시민들을 위한 편의시설과 사업부족에 대해서 가장 목소리를 높였던 시의원들이 의회 의장단을 구성한 만큼 민선 5기 하반기는 어느 때보다도 시민복지와 사업집행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본의원은 기대했다.

그러나 이번 9월 임시회를 지나면서 많은 사람들의 기대는 이내 심각한 우려로 바뀌어 버렸다. 시민들을 위해 편성되었던 사업들이 모조리 좌절되는, 믿기 어려운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진주종합경기장 건립을 위해 발행했던 지방채 400억원 가운데 200억원을 갚은데 이어 올 하반기에 추가적으로 100억원을 갚게 되면서 자신감을 얻게 된 집행부가 숙원사업 4가지를 추경으로 편성해 올렸음에도 그 사업들을 모조리 시의회에서 부결시켜 버렸다. 의회 내의 치열한 논쟁과 공방 끝에 부결된 이번 숙원사업들을 보면 ▲남강댐주변 체육시설부지 토지매입사업 ▲말티고개 보행교 및 소공원 조성사업 ▲선학산 전망대 건립조성 ▲지식산업센터(아파트형공장)신축 등 오랜 기간 시민들이 요구해왔고 이미 어느 정도 사전 준비작업이 추진되고 있는 사업들이었기에 시민들은 당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그래서 많은 언론과 지역민들은 이번 사태를 하반기에 새롭게 구성된 시의회 의장단이 집행부에 실력을 행사하고 군기를 잡으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4개 숙원사업 예산을 부결시킨 측의 주장을 들어보면 집행부가 충분한 설명이나 이해를 구하지 않고 의회를 무시했다는 이유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과는 달리 집행부는 작년 말부터 올해에 이르기까지 수차례 업무보고와 현안 사업보고를 진행했고 현장방문과 점검도 이루어진 바 있다. 또한 기록으로 남아 있는 사실 이외에 사업진행을 위해 의원들을 만나 개별적으로 설명을 하고 이해를 구한 것까지 생각해보면 사전 설명이 부족했다는 이들의 주장은 시민들의 설득을 얻어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핑계로밖에는 들리지 않는다. 만약 이들의 주장대로 시의 사전설명과 소통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더라도 지금의 사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사업은 필요하지만 설명이 부족하고 준비가 미흡한 것이 문제라면 초반예산은 통과시켜 사업준비에는 돌입하되 앞으로 사업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집행부에 주문하고 요구하는 것이 순리에 맞는 의회의 역할이다. 그럼에도 시민들이 그토록 원하고 우리 시에 시급한 숙원사업들을 단순히 집행부의 군기를 잡겠다는 의도로 모조리 좌초시키는 것은 바로 우리 시민들의 희망을 꺾어버리는 오만한 행동임을 명심해야 한다.

더군다나 민선 5기 상반기 동안 재정 건전화를 위해 땀 흘렸던 시의 노고에는 칭찬 한마디 하지 않으면서 그동안 복지와 시민 편의사업이 부족하다며 시민 편을 드는 것처럼 생색내고 시를 압박해왔던 사람들이 자신들을 무시한다는 핑계로 그 힘을 행사하고 사업추진은 나 몰라라 하면 과연 어느 누가 시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고 믿어 줄 수 있겠느냔 말이다. 우리 현명한 시민들은 과거를 평가하는 총선을 지나 이제 대선을 앞두고 진주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선택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유독 진주시의회만 거꾸로 구태의 정치행태를 못 벗어나 시민들 무서운지도 모르고 한줌의 권력에 취해 있는 것 같아 본의원은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초심으로 돌아가 시민을 향해 눈과 귀를 열어야한다. 자세를 낮추어야 시민이 보이고 시민을 보아야 미래가 보이는 법이다. 본의원이 마지막 본회의장에서 시간이 없어 미처 말하지 못한 것을 이 지면을 빌려서나마 간절히 전해본다.

강길선 (진주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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