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범 기자
백두산에서 시작된 백두대간이 힘차게 뻗어 내려와 지리산 천왕봉에 와서 그 위용을 마감하면서 주변에 높고 수려한 명산을 거느렸는데 산청군은 그 산들에 둘러싸여 있는 형국을 하고 있다. 산청군에 굽이굽이 들어온 산들은 지리산과 황매산의 줄기이며, 지리산은 서남쪽에서 함양군-하동군과의 경계를 이루며 산청군을 감싸듯이 뻗어 있다.
산청의 산은 천왕봉을 비롯한 1000m 이상 고봉이 시천면에 집중되어 있고 합천과 경계를 이루는 차황면에 황매산이,산청읍과 단성의 경계를 두고 있는 웅석봉이 1000m 고지를 넘고 있다. 그외 왕산, 필봉산, 정수산, 둔철산 등 800m고지가 넘는 산이 많아 산청의 산은 남한 육지의 최고봉과 다양한 산의 진수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으로 많은 수난을 당했지만 천왕봉의 당당한 위세는 아직도 태고의 자연미와 최상의 안식처로 산청의 명성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관계당국은 천혜의 산청 명산을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아 사계절 산청의 산을 찾는 전국 산악인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산청을 다녀간 외지인 산악인들이야말로 잘 관리된 산청의 산들을 탐방하고 돌아가면 진정한 산청 홍보대사가 될 터인데….
군립공원으로 지정된 산청읍 웅석봉의 경우에만 해도 위험구간에 시설물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등산객들이 사고에 노출되어 있으며, 일부 구간에는 제초작업조차도 하지 않아 산행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산청의 산을 아끼는 단체에서도 수년째 관계당국에 건의했으나 개선은 미미하기 그지없다. 건의를 하면 산을 관리하는 부서가 3∼4곳이 되며 제대로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서 서로 미루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답답할 따름이다.
산청군은 더군다나 세계 공중의약서 사상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을 맞아 열리는 2013년 세계전통의약엑스포라는 세계적인 행사를 앞두고 전국의 이목을 받고 있는 이때 ‘지리산의 고장, 청정 산청, 한방의 고장, 명산의 고장’이라고 홍보만 할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산청의 산들을 관할 읍·면이나 전담부서에 관리를 맡기고 적절한 예산편성을 하여 지리산 명산의 고장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치산행정을 펼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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