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오랜 뜸 들이기 끝에 마침내 대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정치권 주변을 맴돌며 변죽만 울리다 사라지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살 정도로 장고를 거듭한 끝에 내린 결론이다. 안 원장은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국민은 저를 통해 정치쇄신에 대한 열망을 표현해 줬다”면서 “국민의 열망을 실천해 내는 사람이 되려 한다”고 밝혔다. 안 원장은 이어 “정치경험도, 조직도, 세력도 없지만 그만큼 빚진 것도 없다”며 “국민들의 이야기를 소중하게 갖고 가겠고, 공직을 전리품으로 배분하는 일만큼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안 원장은 출마선언에서 ‘선의의 정책대결’과 ‘진심의 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여전히 궁금한 게 너무 많다. 이제는 스스로 대통령이 되겠다고 무대에 오른 이상 달라져야 한다. 신비주의부터 버리는 게 우선이다. 지금까지는 대변인이나 측근, 멘토 등 주변의 제3자를 통해 의사를 밝혀 왔던 것이 효과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앞으로는 직접 공개적으로 국민을 향해 의견을 밝히고 평가를 받아야 한다.
정당정치 경험은 물론 정치인으로 살아본 적이 없는 안 원장이다. 정당 기반이 없는 무소속 후보라 스스로 말한 300여명의 멘토부터 공개해 국민이 그의 국정 철학과 국정 운영능력을 간접적으로라도 가늠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안 원장부터 먼저 국가 운영을 위해 어떤 정책을 갖고 있는가를 국민에게 자세하게 선보여야 할 것이다. 대통령 후보는 도덕성과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근거를 국민에게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정치의 변화·혁신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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