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의 역학이야기> 태풍
<이준의 역학이야기> 태풍
  • 경남일보
  • 승인 2012.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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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삼형(三刑)

15호 태풍 볼라벤(8월 28일), 14호 태풍 덴빈(8월 30일), 16호 태풍 산바(9월17일) 등 세 개의 태풍이 연이어 한반도를 강타한 것은 기상관측 이래 처음이라고 한다. 도시민들의 피해도 극심하지만 농어민들의 피해가 더욱 막심하다. 17호 태풍 즐라왓도 지금 기상당국에서 노심초사 예의주시 중이란다.

이런 빈번한 태풍의 발생과 재해는 예로부터 내려온 자연현상에 불과한 것인지, 아니면 근대화라는 미명하에 인간들이 저지른 대가의 자연재앙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태풍의 어마어마한 피해도 있지만 자연정화의 의미도 있다. 무엇보다 태풍이 지난 하늘은 참으로 청명하고 투명하다. 나뭇가지 사이, 풀잎 사이에 엉켜 있던 나쁜 공기 뭉치를 말끔하게 씻어서 식물생장에 좋게 한다. 나무를 뒤흔들어 목체(木體)를 운동시키고, 풍성한 수량으로 뭇 생명체들을 신나게 만든다. 동시에 바다 속 심층부까지 세차게 휘저어서 부패하고 썩은 기운을 한 바퀴 돌려 산소를 공급하여 신선하게 해준다고 한다. 이런 태풍의 이점도 있으니 태풍을 마냥 싫어할 것만 아니다. 다만 폐해를 당하지 않도록 저마다 철저한 준비를 하여야 할 것이다.

이런 태풍과도 같은 것이 사주에서 지지의 삼형(三刑)이다. 고요하게 도사리고 있다가 어떤 상황이 조성되면 거대한 위력으로 변모하는 성향이 태풍과 비슷하다. 태풍은 북위 10도 부근의 바다 위 수증기가 피어올라 지구의 자전과 바람과 더불어 거대한 폭풍우로 휘몰아친다. 삼형도 그렇다. 수증기처럼 고요하다가 어떤 조건이 조성되면 그냥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거칠게 발산된다. 삼형의 기운이 초래될 때 본인은 까닭 모를 기갈을 부리며, 스스로 당당하고 다른 사람들을 깔보는 기운을 풍긴다. 그러면서도 본인의 생활과 삶은 글자 그대로 형(刑), 형무소(刑務所=교도소의 옛말)에 갇혀 있는 것처럼 어떤 알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휘말려 고통을 당하게 된다. 남녀 공히 마찬가지이다.

삼형이란 인사신(寅巳申) 축술미(丑戌未)를 말한다. 삼형에 대한 관점과 해석이 저마다 달라서 혼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어떤 이는 지장간의 상생상극관계를 근거로 들면서 인사신(寅巳申)을 은혜를 모르는 형이라 하여 무은지형(無恩之刑)이라 하고, 축토 술월의 시운을 근거로 축술미(丑戌未)를 시운의 세력을 믿고 안하무인으로 마음대로 구는 시세지형((恃勢之刑)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또 다른 이는 역마방을 근거로 인사신을 시세지형으로, 고장지를 근거로 축술미를 무은지형이라고 하는데 저마다 주장들이 확고하니 어느 편을 들지는 못하겠다. 다만 음부경(陰符經)에 ‘은혜(恩惠)는 방해(妨害)하는 데서 생기고, 해(害)는 은혜에서 생기고, 삼형(三形)은 삼합(三合)에서 생긴다’는 기록이 있으니 삼형은 삼합과 방합의 대응관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삼합과 방합의 대응관계에서 삼형 외에 자형도 생긴다. 삼합과 방합을 대응하여 보면 격렬한 대립관계의 화국과 금국에 인사신이 겹치고 축술미가 겹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자오묘유의 패지의 글자도 겹친다. 이것이 자형(字刑)이다.어떻든 이 형(刑)이 되는 글자는 폭풍우를 머금은 태풍처럼 강렬한 에너지가 구축되어 극렬하게 작동하려는 기운을 지니고 있다. 보통 흔드는 수준에서 넘어가지만, 어느 순간 갑자기 너무나 격렬해져 스스로 나쁜 재앙(厄)을 불러오는 살기(殺氣)로 발동되기도 한다. 물론 대운과 세운이 좋으면 오히려 좋은 기운으로 작용하여 로또복권 당첨 같은 대박의 행운이 터지기도 하나, 시운이 좋지 않으면 몸에 이상이 생기거나, 소송에 걸려들거나, 실제로 교도소 생활을 하기도 한다.

인사신은 신체허약, 신체상해, 도산, 부도, 사기, 횡령의 관재구설에 걸려들 수도 있고, 축술미는 폭행, 수술, 질병, 소송, 단명 등의 기운에 휩싸이며 육친과의 인연도 희박하다. 여성의 경우 낙태, 유산, 배우자와의 불운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자묘형은 이기적이고, 부부불화, 부부싸움으로 형을 살기도 한다. 진진형은 법관, 경찰, 군인의 직업이 좋으나 시에 진이 있고 재차 다른 곳에 진이 있으면 자식과 인연이 박하다. 오오형은 눈을 다치는 경우가 많고, 오(午)월에 태어나면 큰 사고를 조심하여야 한다. 유유형은 결혼 후 부부가 떨어져 살아야 하거나 육친과의 정이 없을 수 있다. 해해형은 각별히 여름에 물을 조심하여야 하고, 주변 사람들과의 인덕이 없으며, 형제자매들과 멀어질 수 있고, 갑자기 좋지 않은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하기에 삼형살의 기운이 있는 사람은 첫째도 겸손이요, 둘째도 겸손이고, 셋째도 겸손이다. 절대로 다른 이들과 시비구설을 붙지 말고, 기갈대로 내뱉지 말고, 참고 또 참아야 한다. 그러다 복권이라도 당첨되면 떠벌려 자랑하지 말고 갖고 튀어서 꽁꽁 숨어 살아라. 이게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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