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분호박
추분호박
  • 경남일보
  • 승인 2012.09.2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월춘 시인

천지가 쓸쓸해지기 시작한다는

추분 무렵

삶이 그대를 꽤나 속이겠지만

곧 스산하게 감이파리 떨어지고

바람결 쌀쌀해지면

아버지 빛바랜 삼베적삼같은

허수룩 농막 지붕위에

사부작 사부작 기어올라 앉으신

미륵사 보살 두 분

붉누른 저 미소 살갑지 않으신가

작가 프로필= 1986 지평등단

 

 

작품설명=그제께가 벼락이 사라지고 벌레가 숨는다는 추분. 햇살이 세상을 데우는 시간이 짧아지고 그래서 눈치 빠른 고추는 미리 익는다. 조가 고개를 숙이는 들녘, 허수아비 나락들과 유희하고 계시고 한 여름 격정을 이겨낸 작물들이 자연의 서사시를 쓰고 있다. 저 초가 위 보름달로 가부좌를 튼 호박 넉넉하다.(진주문협 회장 주강홍)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