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도 아내도, 시인이 부르면 詩가 된다
도서관도 아내도, 시인이 부르면 詩가 된다
  • 강민중
  • 승인 2012.09.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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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홍 시인, '사량도 옥루봉 일출' 발간

‘순간 말씀이 떠오릅니다. 태초가 떠오릅니다/ 불붙어 오르는 하나로 엉키어 오르는 자연의 세계를 하나 안에 태워 올리는 순간이 떠오릅니다/ 뜨거운 것이 전율로 솟구칩니다. 땀으로, 눈물로, 소름으로, 솟구치는 폭포로 낙하로 벼락의 빛깔 솟구치는/ 바람이거니, 진동이거니, 만세이거니, 고고의 소리이거니, 한 줄 선언이거니’ -사량도 옥루봉 일출 중에서



한국 문인협회 회원이자 이형기 문학제 사무국장으로 활동중인 황규홍 시인이 두번째 시집 ‘사량도 옥루봉 일출’을 펴냈다. 평범한 일상에서 보이는 것들을 셈세한 관찰을 통해 글로 풀어내는 황 시인의 시는 잔잔한 미소와 감동을 준다. 

시집에는 ‘사량도 옥루봉 일출’을 비롯해 ‘송림에서’, ‘봉명산’, ‘봄날은 간다’, ‘여름 산행’, ‘도서관’, ‘아내’, ‘할머니의 떡’, ‘하동 별사’등 60여편의 작품이 실려있다.

특히 이중에서 황시인은 아내를 소재로 한 작품을 자주 선보이는데 ‘무너지고 싶을 때 무너지지 못하는 건 아내 때문이다/ 침전하고 싶을 때 침전하지 못하는 건 아내 때문이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 떠나지 못하는 건 아내 때문이다/ 실픔이 내습하여 슴픔이 되고 싶을 때 슬픔이 되지 못하는 건 아내 때문이다/ 때로는 구름 때로는 바람 때로는 물결 일렁이고 싶을 때 일렁이지 못하는 건 아내 때문이다/ 아내의 눈빛 때문이다/’이 ‘아내’라는 작품은 수십년을 함께한 아내의 사랑과 함께 웃음을 느낄 수 있다.

또 ‘아내는 하나의 학교다. 출근하는 아내는 학교로 가지만 퇴근하는 아내는 학교를 가지고 집으로 와 집이 학교가 된다/ 아내는 천직이 교직이다. 교직 밖에 아내는 한 시도 서 있지 않고 안이나 밖이나 하나의 불꽃으로 탄다’-‘아내의 학교’ 일부

이 ‘아내의 학교’는 교육자로서 아내를 노래한 작품이다.

이 시에 대해 강희근 시인은 “아내를 사랑하는 단순한 애정시가 아니라 아내의 교육자적인 정신이나 열정을 우러러보는 관점에서 노래하고 있다. 아내는 ‘하나의 학교다’로 시작되는 이 시는 첫줄부터다 기발한 발상으로 눈길을 끈다. 아내가 학교라는 것은 아내가 학교가 갖는 교육적 기능을 전천후로 실천하는 사람임을 천명한 것”이라며 “학교에는 교훈이 있고 교육과정도 있고 시간대별로 수업이 있고 학생들에 대한 사랑이 끊고 있는 곳이다. 아내가 그런 학교라는 것이다. 아내에게는 가정생황이 있고 시부모가 있고 집안이 있는데 그 어느 것에도 교육자적인 정신으로 대처하고 생활한다는 것이 아닌가. 이시는 독자들의 입가에 조용한 미소를 머금게 하면서도 아내가 사는 ‘그 생활’에 경의를 표할 수 있게 된다”고 평했다.

한편 황규홍 시인은 이번 시집을 내면서 “제 시가 읽는 이의 한 사람이라도 좋은 방향으로 움직여준다면 글을 쓴 시간이 결코 헛되지는 않았다는 것을 믿고 싶다”면서 “목표를 정한다고 해서 늘 시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2번째 시집 발간에 이어 3권을 준비하면서 흡족한 느낌을 가진다. 시집을 읽는 분들의 건강과 집안에 행운이 깃들기를 빌어본다”고 소감을 밝혔다.

황 시인은 사천출생으로 경상대 대학원 교육학 석사, 한국문인협회원, 경남시인협회원, 진주남가람문학회장, 이형기문학제 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민중기자 jung@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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