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탈주범 최갑복 어떻게 밀양까지?
대구 탈주범 최갑복 어떻게 밀양까지?
  • 양철우
  • 승인 2012.09.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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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주 엿새만에 밀양서 검거…초기 대응 부실 논란

대구 동부 경찰서 유치장 탈주범 최갑복(50·강도상해  피의자)가 도주 엿새 만인 지난 22일 오후 4시53분 밀양시 하남읍 수산리 모 아파트 옥상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최씨는 이 아파트내 한 가구에 침입했다가 오후 4시20분쯤 여주인에게 들키자 달아났다. 이후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하자 아파트 옥상으로 달아나 경찰과 수분간 대치하다가 대구 동부경찰서 형사들에게 검거됐다. 검거 당시 최씨는 아파트 옥상의 보일러실에 있었다. 형사들이 덮치자 어느 정도 저항을 했지만 곧바로 제압됐다.

경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21일 오후 7시10분께 박모씨는 밀양시 하남읍 수산리에 있는 외사촌 이모씨의 농막에 있는 냉장고에 돼지고기를 가지러 갔다가 도둑이 든 흔적을 발견했다. 농막 내에 누군가가 라면을 끓여 먹은 흔적이 있고 서랍 속의 과도가 없어진 것을 확인했다. 또 농막 안에 걸려 있던 달력을 찢어 뒷면에 ‘죄송합니다. 비강도 누명자 최갑복’이라는 메모가 검은색 매직으로 적혀 있는 것을 봤다.

박씨는 이런 사정을 농막 주인 이씨에게 전화로 알렸다.

이씨는 22일 오전 9시께 밀양경찰서에 이 같은 내용을 신고했다.

또 이날 오전 11시20분께 밀양시 하남읍의 한 웨딩홀과 새마을 금고 구간에서 전날 오후 7시30분부터 8시 사이 키 158~165㎝에 M자형 머리·노란색 계통의 상의와 회색 개량형 한복 하의를 입은 수상한 시민을 발견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도둑이 든 장소와 목격 했다는 장소 모두 최씨가 붙잡힌 곳과 불과 수㎞ 이내에 있는 곳이다. 지난 17일 대구동부경찰서 유치장을 탈주한 최씨가 경북 청도에서 처음으로 목격된 뒤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경찰 수천 여명과 경찰견·군견이 동원되고 열감지 장치가 있는 헬기까지 투입됐으나 최씨의 행방은 묘연했다.

경찰은 물샐 틈 없는 포위망을 구축했다고 했으나 최가 경남으로 몰래 숨어 드는 것을 막지 못했다.

유치장 탈주범' 최갑복이 도주 다음날인 지난 18일 밀양에 잠입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대구 수사본부는 23일 "최가 경북 청도에 지인이 있어 만나러 갔다가 갑자기 경찰이 보여 놀랐고 그때부터 차를 버리고 산으로 도망쳤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최가 청도 산에서 하룻밤을 잔 후 다음날 몇 개의 산을 타고 밀양으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최는 18일 경찰의 포위망을 뚫고 밀양에 들어간 것이다.

따라서 경찰은 지난 17일 밤 이후 청도지역에 경력 수백명을 투입했으나 엉뚱한 수색만 한 꼴이 됐다.

또 최의 도주 후 밀양에서만 접수된 수십 건의 시민제보 가운데 상당수는 사실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은 "최가 지난 17일 새벽 유치장에서 빠져나온 뒤 방향감각이 없어 대구 동구 일대를 뱅뱅 돌다가 다시 동부경찰서와 마주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최가 다시 경찰서 앞에 나타날 정도로 주변을 배회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해 허술한 대응을 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경찰은 ‘죄송합니다. 비강도 누명자 최갑복’이라고 적힌 메모에 대해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필적 감정을 의뢰했다.

밀양/양철우기자·일부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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