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vs 전통시장
재래시장 vs 전통시장
  • 이홍구
  • 승인 2012.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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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구 (창원총국 부국장)

추석을 앞두고 대형마트에 밀려 악전고투하는 시장상인들의 눈물겨운 생존기가 언론에 잇따라 보도되고 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언론마다 시장에 대한 명칭이 제각각이다. 어떤 신문은 재래시장으로, 다른 신문은 전통시장으로 표기하고 있다. 재래시장이 정확한 것인지, 아니면 전통시장이 맞는지 혼란스럽다.

▶사실 정답은 이미 나와 있다. 중소기업청은 언론사 등에 보낸 공문을 통해 "재래시장은 낡은 시장이란 이미지가 강하다는 상인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국민과 함께하고 우리의 문화를 계승한다는 의미를 담아 전통시장으로 용어를 공식 변경했다"며 "이미 이런 내용을 담은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이 2010년 7월1일부터 공표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기청은 "기존의 재래시장 명칭을 전통시장으로 바꿔 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사전적 의미로 재래시장은 '예전부터 있어 오던 시장을 백화점 따위의 물건판매 장소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재래'라는 말이 '낙후됐다'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변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왔다. 시장상인들은 심지어 '대형할인마트'라는 명칭도 가격이 할인됐다는 선입감을 줄 수 있어 언론에서는 '대형마트'로 써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프랑스 철학자 알랭(1868~1951)은 "내용이 형식을 결정하는 대신 형식이 내용에 영향을 주는 것을 잊지 말라. 헤진 옷을 입고 있으면 상쾌하던 기분도 그 때문에 침울해진다. 다소 우울했던 기분도 옷을 산뜻하게 입으면 상쾌해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고 했다. 전통시장이든 재래시장이든 뭐가 중요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형식은 내용을 규정한다. 재래시장을 고집하는 언론에게 그럴만한 합리적 이유라도 있는지, 아니면 타성에 젖어 별 고민없이 그냥 재래시장으로 쓰는지, 그 속뜻이 궁금하다.

이홍구·창원총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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