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KAI 인수 반대’ 힘 실렸다
‘대한항공 KAI 인수 반대’ 힘 실렸다
  • 이웅재
  • 승인 2012.09.2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AI관리자협의회, 특정재벌 특혜 중단 촉구 성명

한국항공우주산업(주)(이하 KAI) 관리자(팀장 및 직장) 협의회가 24일, “특정재벌에 특혜를 주기위한 KAI 지분 매각을 반대하며 대한항공의 KAI 인수 추진이 중단될 때까지 노동조합과 함께 힘을 합쳐 나갈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KAI 중견간부급인 팀장(공통직 관리자)과 직장(생산직 관리자) 전원이 이번 성명에 참여함에 따라 노조측의 매각 저지 투쟁에 더욱 힘을 싣게 되었으며 실질적으로 KAI 사원 전체가 대한항공의 KAI 인수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하게 되었다.

이날 협의회는 ▲우리는 국내 유일의 항공기 체계종합업체로서 국내 항공 산업의 진정한 주인인 우리를 배제한 대한항공의 지분인수를 결사 반대한다 ▲ 정부는 항공 산업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는 특정 재벌 밀어주기식 매각 추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지분매각 반대 투쟁을 주도하는 노동조합의 투쟁에 적극 지지하며 투쟁이 성공하는 그 날까지 함께 할 것을 선언한다는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KAI 노조 비상투쟁위원회에 전달했다.

협의회는 지난 2003년과 2005년, 2009년 대한항공이 세차례에 걸쳐 KAI 인수를 추진했을 때에도 노조와 함께 대응 저지한 바 있다.

협의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우리나라 항공산업을 대표하는 KAI의 지분 매각이 국가 항공산업의 미래보다 특정재벌에 특혜를 주기위한 졸속행정으로 추진되고 있는 현상황에 안타까움과 분노를 느끼고 있으며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었다”며 “대한항공 밀어주기식 KAI 지분매각 추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협의회는 “대한항공은 지난 2009년 재무구조약정을 체결한 후 아직도 졸업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부채비율은 해마다 급증하여 현재 830%에 달하는 부실기업이다. 투자여력도 없는 이런 기업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항공산업을 이끌어 갈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고 “또한 방위산업과 직결되는 중요한 항공산업을 물류 전문회사에 맡긴다는 것은 미래 항공입국의 꿈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당사 지분 매각이 꼭 필요하다면 제조업 기반의 투자여력이 확실한 견실한 기업이 인수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KAI는 현재 100% 정도의 안정적인 부채비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 약 1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약 1100억원을 기록하며 급성장 중인 알짜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협의회 관계자는 무리한 KAI 매각 추진에 대해 정치권과 재야 시민단체들의 반발도 상당하다고 밝혔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김두관 전 경남지사, 유승민(대구 동구) 국회 국방위원장, 김재경(진주 을), 여상규(사천.남해.하동), 박대출(진주 갑) 등 새누리당 의원들이 KAI 매각에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대출 의원은 24일 한 방송사의 아침프로그램에 출연해 “지역민의 삶의 터전인 KAI를 현 시점에서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사회와 국민적 공감대도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추진한다면 많은 오해와 편견을 야기할 것”이라며 “만약 항공산업 국가산업단지가 지정되고,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할 능력이 있는 견실한 기업이 나타난다면 진주·사천 시민들이 매각을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사천지역 사회단체와 한국노총 등도 KAI 매각 저지를 위해 힘을 보태고 있으며 대한항공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도 지난달 30일 KAI 인수에 대해 재무구조 약화가 우려되어 부정적이라는 의견의 공문을 대한항공측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대한항공 KAI 인수 저지 활동으로 인해 기존 업무에 소홀히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KAI를 아무도 넘볼 수 없는 더욱 튼튼한 회사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정책금융공사는 지난 17일 KAI주주협의회의 보유지분 41.75%를 매각하기 위한 2차 공고(9월 27일까지)를 내며 재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말 실시한 1차 매각 공고는 대한항공만 단독입찰하며 유찰됐다. 현재 인수 희망기업으로는 대한항공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책금융공사가 서둘러 2차 매각공고를 강행한 것은 수의계약을 통해 KAI를 대한항공에 매각하기 위한 의도라는 지적이다.

국가계약법에 따르면 국유재산의 매각시에는 2개사 이상이 참여해 유효경쟁이 되어야 하며 2차 매각에서도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을 경우 수의계약을 진행할 수 있다.

이에 KAI 노동조합은 정책금융공사의 KAI 지분 매각 추진과 관련해 지난 5월 비상투쟁위원회를 출범하고, 두차례에 걸친 대규모 상경집회와 관련기관 방문 등을 통해 매각반대 의사를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사천/이웅재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