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의 '여신들' 다름 아닌 여성관객
야구장의 '여신들' 다름 아닌 여성관객
  • 연합뉴스
  • 승인 2012.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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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팬 힘입어 프로야구 700만시대 눈앞
프로야구가 6년째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새로 쓰며 '700만 시대'를 눈앞에 둔 배경으로는 2000년대 들어 선진화한 각 구단의 마케팅 전략을 빼놓을 수 없다.

 출범 초기만 해도 얼큰하게 취기가 오른 '아저씨'들의 거친 응원이 득세하던 야구장 관중석은 어느새 연인과 가족이 손을 잡고 나들이를 나오는 놀이터로 바뀌었다.

 야구장은 이제 삼겹살에 고급 와인을 마시고 목이 터져라 노래도 부르며 신나게응원할 수 있는 종합 여가공간으로 진화했다.

 이렇게 야구장 풍경을 바꿔 놓은 가장 큰 힘이 여성 관객이라는 데 이견을 달 사람은 거의 없다.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입장권을 판매하는 현재 시스템상 여성 관객의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최근 몇 차례의 조사 결과를 보면 여성 관객이 어느 정도를 차지하는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해 10월 전국 5개 구장에서 무작위로 고교생 이상 관람객 1천54명을 조사한 결과 여성 관중은 39.2%를 기록했다.

 인터넷 예매 사이트인 티켓링크가 올해 6월 최근 3년간 예매 관중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여성 관중은 40.7%로 지난해 대비 2.5%포인트 증가했다.

 두산, SK, KIA 등 일부 구단도 자체 조사 결과 여성팬 비중이 40%를 넘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야구장을 찾은 10명 중 4명 이상을 여성이 차지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관람 문화가 바뀌고 더 많은 관중이 찾아오는 흐름으로 이어졌다.

 여성 관중을 공략하려는 프로구단의 노력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1990년대 초반부터 구단들은 여성 팬들을 끌어모으고자 각종 이벤트를 시도했다.

 그런 노력에도 오랫동안 크게 반응하지 않던 여성들은 각종 국제대회에서 한국 야구가 좋은 성적을 거두자 관심을 높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한층 선진화된 마케팅 기법이 접목되자 여가 공간에 목말라 있던 여성팬들의 욕구가 비로소 야구장을 찾는 발걸음으로 이어졌다.

 각 구단들은 더 많은 팬이 야구장을 찾도록 지정석을 넓히는 등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는 데 집중했다.

 지정석이 늘어 좌석 수는 줄어들었지만 객단가를 높인 덕에 입장 수입은 관중 증가폭보다 더 늘어났다.

 2007년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를 표방한 SK는 이런 흐름의 선두에섰다.

 가족·친구·연인이 함께 야구를 볼 수 있는 '패밀리 존'과 편안한 좌석에서 삼겹살·소시지·바비큐 등을 즐기는 '바비큐 존', 잔디밭에서 앉아 경기를 보는 '그린존' 등 차별화한 좌석을 꾸며 관심도를 높였다.

 매년 환경이나 교육 등의 이슈와 결합해 전체적인 마케팅의 콘셉트를 짜는 등의여러 시도를 했다.

 물론 모든 구단이 이런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한 덕에 흥행몰이가 프로야구 전체로 이어질 수 있었다.

 여성팬을 위한 '퀸즈 데이' 행사를 선보인 두산을 필두로 각 구단들이 앞다퉈 여심을 잡기 위한 이벤트를 내놨다.

 각 구장에서 벌어지는 '키스 타임'은 연인·가족 팬만이 아니라 모든 관중이 즐기는 볼거리로 자리 잡았다.

 잠실, 사직, 대구구장 등은 여자 화장실을 개·보수하고 어린이 놀이방, 여성 휴게실 등을 설치해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공을 들였다.

 여기에 '올드 유니폼 데이' 등 향수를 자극하는 행사를 통해 지역 연고 구단에 애착이 깊은 청·장년 남성팬에게도 더 밀착했다.

 사직구장·문학구장의 '익사이팅 존'과 '프렌들리 존' 등 선수들의 움직임을 가까이서 보고 싶은 팬들을 위한 자리나 비싼 돈을 주고라도 좋은 환경에서 즐기고 싶은 이들을 위한 스카이박스도 계속 인기를 끌고 있다.

 야구가 인기를 끌자 자연히 각종 기업들과의 제휴 이벤트도 늘어나는 등 갈수록야구장에서 즐길 거리가 풍성해지고 있다.

 꾸준히 스타가 생기고 팬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만큼 열악한 지방 구장 시설만 보완된다면 흥행 열풍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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